경전 - 보운경
경전
보운경 - 공견에 떨어진 사람은 보살도를 실천하지 못한다.
대승경전 가운데 보살교본이라 할 수 있는 경전이
보운경(寶雲經) 7권 입니다. 이 경은 두 가지로 번역되어 전해지고
있는데 하나는 만타라선(曼陀羅仙)이라는 부남(캄보디아)국
출신의 스님이 혼자 번역한 보운경과 만타라선이 승가파라와
공동으로 번역한 대승보운경이 있습니다.
6세기 초에 보운경이 먼저, 대승보운경은 나중에 번역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고려대장경에는 보운경만 실려 있는데
대승보운경에는 품이 나누어져 있는 반면 보운경은 품이 나누어져
있지 않습니다. 이 경의 다른 번역으로는 달마유지가 번역한 불설보우경
10권이 있고 또 법호가 번역한 불설제개장보살소문경 20권이 있습니다.
이 경은 소승의 자리에 치우친 수행을 비판하고 보살도를 닦아야
할 것을 강조하고 있는 경입니다. 보살도 실천을 보배 구름에 비유하여
경 이름을 삼은 것입니다.
가야산 위에서 부처님과 제일체개장보살(除一切蓋障菩薩)이
문답형식의 대화를 전개해 가는 내용으로 경문이 서술됩니다.
제개장보살의 101가지 질문을 열 개씩 묶어 십바라밀의 실천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줍니다.
보살은 첫째로 보시를 베풀어 중생을 교화해야 한다고 하면서
가진 재물이 없을 경우에는 냉수 한 그릇이라도 정성껏 떠서
베풀수 있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지계를 설한 대목에서는 매우 현대적인 설명을 하면서 사람들이
익혀 있는 풍속을 잘 알아 사람들의 감정을 거슬리지 말아야 한다
했습니다. 곧 지계의 해석을 인간 화목에 우선하고 있습니다.
보살은 남이 아무리 자기를 모욕한다 해도 참아야 하며 화를 내어
보복하려 하지 말아야 한다고 부처님은 가르쳤습니다.
정진을 가르치는 말씀 가운데 밥은 적게 먹어도 만족할 줄 알아야
하고 불도는 아무리 닦아도 만족할 줄 몰라야 한다고 했습니다.
또 보살은 선정에 들어 세상의 이치를 바로 볼 줄 알아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부처님은 또 비유를 들어 보살의 복덕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는데,
보살이 가져야 할 덕은 땅이 모든 생물을 살게 해 주는 것처럼
친한 이나 원수진 이, 악마나 짐승들을 가리지 않고 모두 교화하겠다는
큰 마음을 먹어야 한다고 합니다.
또 보살은 물과 같이 사람들의 온갖 번뇌의 더러움을 씻어 주고
그들의 올바른 신행을 키워주어야 하며, 빛이 되어 사람들의 무지의
암흑을 물리차고 지혜의 광명을 얻도록 해 주어야 한다 했습니다.
부처님은 또 다음과 같은 말씀을 하십니다.
"사람은 무지로 인하여 편견이 생기고
편견이 생김에 따라 그릇된 감정으로 욕망을 일으킨다.
욕망이 물타오르면 그것 때문에 죄업을 짓고
죄업 때문에 생사윤회의 길에 허덕이게 된다. "
부처님은 죄업의 시초인 무지 무명이 끊어져 버리면 마치 목숨이
끊어진 사람의 모든 기능이 마비되듯이 번뇌의 바탕이 없어지므로
나고 죽는 윤회의 길에서 벗어나 영원한 안락을 누리게 된다고
했습니다.
이 경에서 부처님은 보살의 자세와 그 처신에 대하여 너무나
구체적인 예를 들어가면서 자세히 말씀해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특별히 강조하는 금기 사항 하나를 말씀하십니다.
"선남자여,
차라리 아견(我見)을 일으켜 수미산만큼 쌓아 올리더라도
공견(空見)을 가지거나 증상만(增上慢)을 일으며서는 아니된다.
다른 그릇된 소견은 공견으로 고칠 수 있지만 공견에 떨어져
버리면 고치기 어렵기 때문이니라. "
공견에 떨어진 사람은 보살도를 실천할 수없다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설해진 이 경의 여러 가지 내용은 현대적 교훈이
되기에도 충분한 말씀입니다.
故 이기영 박사는 이 경을 현대의 지성인들에게 꼭 한번 일독을
권하고 싶은 책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경전으로 시작하는 불교 글 지안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