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타니파타

숫타니파타 - 蛇品

혜월(慧月) 2020. 3. 5. 19:35



숫타니파타


뱀(蛇品)


뱀의 독이 몸에 퍼지는 것을 약으로 다스리듯,

치미는 분노를 억누르는 수행자(比丘)는

이 세상(이승)저 세상(저승)을 다 함께 버린다.

마치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버리듯이.


연못에서 자라는 연꽃을 물속에 들어가 꺽어버리듯,

말끔히 애욕을 끊어버린 수행자는

이 세상과 저 세상을 다 함께 버린다.

마치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버리듯이.


넘쳐 흐르는 애착의 물줄기를

남김 없이 말려버린 수행자는,

이 세상도 저 세상도 다 버린다.

마치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버리는 것처럼.


몹시 세차게 흐르는 물이 연약한 갈대의 둑을 무너뜨리듯이,

교만한 마음을 남김없이 없이 없애버린 수행자는

이 세상과 저 세상을 다 함께 버린다.

마치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버리듯이.


무화과 나무 숲속에서 꽃을 찾아도 얻을 수 없듯이,

모든 존재를 항상 있는 것이라고 보지 않은 수행자는,

이 세상도 저 세상도 다 버린다.

마치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버리는 것처럼.


마음 속으로 노여움을 모르고,

세상의 흥망성쇠를 초월한 수행자는,

이 세상과 저 세상을 다 함께 버린다.

마치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버리듯이.


상념(想念)을 남김없이 불 살라버리고,

마음 속이 잘 정돈된 수행자는

이 세상과 저 세상을 다 함께 버린다.

마치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버리듯이.


너무 빨리 달겨가지도 않고 또 뒤 늦는 일도 없이.

망령된 생각을 다 초월한 수행자는

이 세상과 저 세상을 다 함께 버린다.

마치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버리듯이.


너무 빨리 달려가지도 않고 또 뒤 늦는 일도 없이,

'이 세상의 모든 것이 허망하다'는 것을 알고 있는 수행자는

이 세상과 저 세상을 다 함께 버린다.

마치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버리듯이.


달려갈지라도 너무 빠르거나 느리지 않고,

'모든 것은 허망하다'고 알아 탐욕에서 떠난 수행자는

이 세상도 저 세상도 다 버린다.

마치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버린는 것처럼.


달려갈지라도 너무 빠르거나 느리지 않고,

'모든 것은 허망하다'고 알아 애욕에서 떠난 수행자는,

이 세상도 저 세상도 다 버린다.

마치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버리는 것처럼.


달려갈지라도 너무 빠르거나 느리지 않고,

'모든 것은 허망하다'고 알아 미움에서 떠난 수행자는,

이 세상도 저 세상도 다 버린다.

마치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버리는 것처럼.


달려갈지라도 너무 빠르거나 느리지 않고,

'모든 것은 허망하다'고 알아 헤매임(迷妄)에서 떠난 수행자는,

이 세상도 저 세상도 다 버린다.

마치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버리는 것처럼.


나쁜 버릇이 조금도 없고

악의 뿌리를 뽑아버린 수행자는

이 세상과 저 세상을 다 함께 버린다.

마치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버리듯이.


이 세상에 다시 태어나는 인연이 되는

번뇌의 산물(産物)을 조금도 갖지 않은 수행자는

이 세상과 저 세상을 다 함께 버린다.

마치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버리듯이.


사람을 삶에 붙들어매는 원인이 되는,

애착을 조금도 갖지 않는 수행자는

이 세상과 저 세상을 다 함께 버린다.

마치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버리듯이.


다섯 가지 덮임(五蘊)을 버리고,

번뇌 없고 의혹을 넘어 괴로움이 없는 수행자는,

이 세상도 저 세상도 다 버린다.

마치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 버리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