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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타니파타 - 피안에 이르는 길 3

혜월(慧月) 2020. 3. 12. 17:12



숫타니파타 - 피안에 이르는 길 3



우파시이바가 말했다.


"석가시여,  저는 아무것에도 의존하지 않고 혼자서 번뇌의

큰 강을 건너갈 수 없습니다. 제가 이 강을 건너갈 수 있는

발판에 대하여 말씀해 주십시오."


존귀하신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우파시이바여,  힘써 아무것도 갖지 않을 것(無所有)을 원하며,

'거기에는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함으로써 번뇌의 강을 건너가라.

갖가지 욕망을 버리고 모든 의혹을 떠나,

애착의 소멸을 밤낮으로 살피도록 하라."


우파시이바가 말했다.


"일체의 욕망을 탐함에서 떠나 무소유의 견지에서 모든 것을 버리고

해탈한 자는 태만하지 않고 거기 안주할 수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대답하셨다.


"우파시이바여, 일체의 욕망에 대한 탐함을 떠나 무소유의 견지에서

모든 것을 버리고 해탈한 자는 물러서는 일 없이 거기 안주하게 되리라."


"널리 보시는 분이시여,  만일 그가 물러서지 않고 여러 해 동안 거기에

머문다면, 그는 해탈하여 청정하게 되겠습니까?

또 그러한 자의 식별작용은 존재하는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대답하셨다.


"우파시이바여, 마치 강한 바람에 날려간 불길은 이미 소멸되어

불이라고 말할 수 없듯이 성자는 명칭과 육신에서 해탈하여

멸했으니 이미 생존하는 자라고 볼 수 없다."


"멸해버린 그는 이미 존재하지 않습니까?  아니면 상주(常住)해

무병(無病)합니까?  세존이시여,그것을 제게 설명해 주십시오.

당신께선 이 법을 잘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부처님께서 대답하셨다.


"우파시이바여, 멸해버린 자에게는 이를 헤아릴 기준이 없다.

그를 무어라 말할 근거가 없다.  모든 것이 다 단멸되었을 때 논의의

여지는 없을 것이다."


난다가 말했다.


"세상에는 여러 성자가 있다고 세상 사람들은 말합니다.

이것은 어찌된 일입니까? 세상 사람들은 지혜를 갖춘 자를 성자라 부릅니까?

아니면 생활이 갖추어진 자를 성자라 부릅니까?"


부처님께서 대답하셨다.


"난다여,  세상에서 진리에 통달한 자는 그 견해나 학설,

또는 지식으로 해서 성자라 하지 않는다.  번뇌의 악마를 무찔러

고뇌가 없고,  원하는 바가 없이 행동하는 자를 성자라고 나는 말한다."


난다가 말했다.


"대개 이런 도를 닦은 바라문들은,  견해나 학문으로 청정해질 수 있다고

말합니다. 계약이나 서약으로도  깨끗해질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처럼 갖가지 방법으로도 청정해질 수 있다고 합니다.  세존이시여,

그들은 그러한 견지에서 스스로 억제하며 행동하지만

과연 생과 노쇠를 초월할 수 있습니까?  친애하는 스승이시여, 

당신께 묻습니다. 이에 대하여 저에게 가르쳐 주십시오."


부처님께서 대답하셨다.


"난다여,  도를 닦는 바라문들은 견해로 해서 청정해지고 학문의

계승으로도 청정해진다고 말한다.  그리고 계율이나 서약으로도 청정해질

수 있다고 말한다. 이 밖의 갖가지 방법으로도 청정해질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들은 그런 생각에서 스스로 억제하며 행동하고 있다 하더라도

생과 노쇠와 죽음을 초월하는 것은 아니라고 나는 말한다."


"성자이시여,  만일 당신께서 '그들은 아직 번뇌의 강을 건너지 못했다'고

말씀하신다면 신들과 인간의 세계에서 생과 노쇠를 초월한 자는 누구입니까?

스승이시여, 당신께 묻습니다.  저에게 말씀해 주십시오."


부처님께서 대답하셨다.


"난다여,  나는 '도를 닦는 바라문들이 모두 생과 노쇠에 싸여 있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이 세상에서 견해나 학문이나 사색, 그리고 계율과 서약을

버리고,  그밖의 갖가지 것을 다 버리고 애착을 분명히 버리고 통찰해

마음에 때묻지 않은 자,  그들은 실로 '번뇌의 강을 건너간 자들'이라고

나는 말한다."


"위대하신 선인의 말씀을 듣고 저는 무한히 기쁘게 생각합니다.

고오타마시여,  번뇌의 근심이 없는 경지에 대해 저에게 말씀해주셨습니다.

이 세상에서 견해나 학문이나 사색,  그리고 계율이나 서약을 모두 버리고

그밖의 갖가지 것을 다 버리고 애착을 분명히 통찰하여 마음에 때묻지

않은 자들이야말로 '번뇌의 강을 건넌 자들'이라고 저도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