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월(慧月) 2020. 10. 27. 07:10

10월 27일

 

마음만 먹으면 세계 어디로든 날아갈 수 있다.

그럼에도 정작 자기 자신에게는 가닿지 못하며, 

'지금 이 순간'에는 이르지 못한다.

내가 가야 할 곳은 저쪽 어딘가가 아니라 바로 여기다.

 

 

마음만 먹으면 세계 어디로든 날아갈 수 있을 만큼

놀랍게 발전된 세상에 살면서 정작 가까운 

'나 자신'에게는 가지 못한다.

 

머릿속에서는 언제나 과거나 미래를 떠올리며 여행도 하고

환상도 그려 내지만 정작 '지금 이 순간'에는 도착하지 못한다.

자기 자신을 만나는 일, 지금 여기에 존재하는 일, 

그것이야말로 가장 쉬운 일이 아닌가.

 

 

아니 쉽다고 할 수도 없다.  이미 완료된 것이기에.

그럼에도 우리는 분별 망상으로 다른 것을 생각하느라

이미 있는 여기와 나 자신을 보지 못한다.

마치 눈이 눈을 보지 못하는 것처럼.

방안에서 방을 찾는 것처럼.

 

바깥으로 찾아 나서지 마라.

추구하고 갈구하고 원하지 마라.

그 모든 것이 이미 이 자리에 있다.

당신이 가야 할 곳은 '다른 곳'이 아니고,

'다른 자'가 되는 것이 아니다.

지금 여기에 나 자신으로서 다만 존재할 뿐.

 

     <눈부신 하루를 시작하는 한마디>  법상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