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월(慧月) 2021. 5. 11. 07:11

 

5월 11일

 

고통받는 이를 상담할 때

자신이 그 고통에 물들지 마라.

둘이 아닌 마음으로 돌보되, 

너무 밀착되지는 마라.

그 모든 괴로움은

사실은 꿈속의 일이기 때문이다.

거대한 환영임을 알 때,

그 꿈에서 깨어날 뿐 사로잡히지는 않는다...

 

 

한 분의 깨달은 자가 나타났다고 해서 

그가 고통받는 이들을 

전부 구원해 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들 때문에 매일 울고만 있는 것도 아니다.

 

근원에서는 사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이 모든 삶은 꿈과도 같은 하나의

거대한 환영일 뿐임을 알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어떤 이는 

저 아프리카에 밥 한 끼도 못 먹는 사람이 있는데

내가 어떻게 웃을 수 있느냐고 말한다.

 

마치 매일 함께 울어주어냐만 자비심의 표출인 것처럼.

그렇지 않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 줄 때조차

그의 괴로움에 물들어서는 안 된다.

 

둘이 아닌 마음으로 돌보아는 주되,

그 고통에서 한 발자국 떨어질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세상의 모든 상담가는

그 많은 고통에 억눌리고 말 것이다.

 

사랑하고 돌보되,

너무 밀착되지는 마라.

 

한 발자국 떨어지라.

그 꿈을 다만 바라보라.

 

<눈부신 하루를 시작하는 한마디> 법상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