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성전
불교 성전 - 86
혜월(慧月)
2021. 7. 27. 20:23
불교 성전
제2편 초기 경전
제7장 어리석음의 비유
떡 한 개로 입을 봉한 부부
고집들이 센 부부가 있었다. 하루는 그들에게 떡
세 개가 생겼다. 부부는 떡 한 개씩을 나누어 먹고 나서
한 개를 서로 더 먹겠다고 입씨름을 벌였다.
그러다 끝까지 말을 하지 않는 사람이 떡을 먹기로 했다.
떡 한 개로 종일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다.
밤이 되자 그 집에 도둑이 들었다. 도둑은 방으로 들어와
물건을 훔쳐 쌌다. 그러나 부부는 입을 봉한 채 도둑의
하는 거동만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도둑은 그들 부부를
이상하게 여기면서 아무 말도 없는데 용기를 얻어
그 부인을 범하려 했다. 그래도 남편은 말이 없었다.
참다 못한 아내가
[도둑이야! ] 하고 고함을 치며 남편에게 대들었다.
[미련한 사내, 그래 떡 한 개 때문에 자기 아내를 범하려는
것을 보고도 가만히 있단 말이요?]
그러자 남편은
[떡은 내 것이야 ! ] 하고 비로소 입을 열었다.
범부들도 그와 같다.
조그만 명성이나 이익을 위해 큰 손해를 보면서도
잠자코 있다. 온갖 번뇌와 악한 도둑의 침범으로 좋은 법을
잃고 악도에 떨어진다 해도, 그것을 두려워하기는커녕
출세의 길만 구한다. 그리고 오욕락에 빠져 큰 고통을
당하더라도 재난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은 저 어리석은 부부와 다름이 없다.
< 百 喩 經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