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성전

불교 성전 - 131

혜월(慧月) 2021. 9. 10. 20:25

 

불교 성전

 

제2편 초기 경전

 

제11장 동서의 대화

 

수행의 목적

밀린다왕은 나가세나에게 물었다.

[스님들은 과거의 괴로움을 버리기 위해 노력하십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미래의 괴로움을 버리기 이해 노력하십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현재의 괴로움을 끊기 위해 노력하십니까?]

[그것도 아닙니다.]

[만일 스님들이 과거의 괴로움이나 미래의 괴로움이나

또 현재의 괴로움을 버리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면

무엇 때문에 그처럼 애를 쓰십니까?]

[우리들은 이 괴로움이 사라지고 저 괴로움은 생기지 말아

주기를 바라는 소원 때문에 노력합니다.]

[그렇다면 미래의 괴로움이 있습니까?]

[존재하지 않습니다.]

[스님들은 지금 있지도 않는 괴로움을 버리기 위해 

노력한다고 하니 지나치게 현명합니다.]

 

[대왕은 일찌기 적이나 원수와 대항하여 맞선 일이 있습니까?]

[있습니다.]

[대왕은 그때를 당해서 비로소 참호를 파고 보루를 쌓고

성문을 굳게 잠그고 망루를 세우고 양곡을 마련하게 하였습니까?]

[아닙니다.  그런 일은 모두 미리 준비하여 두었습니다.]

[대왕은 그때를 당해서 비로서 말 타는 기병과 활 쏘는

병사들을 훈련시켰습니까?]

[아닙니다.  그들은 모두 미리 익혀 두게 하였습니다.]

[어떤 목적 때문에 그렇게 하였습니까?]

[미래의 위험을 막기 위해서였습니다.]

[미래의 위험이 지금 존재합니까?]

[존재하지 않습니다.]

[대왕은 지금 존재하지 않는 미래의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그런 일을 하였습니다.  지나치게 현명하십니다.]

 

[또 한 가지 비유를 들어 주십시오.]

[대왕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목이 말랐을 때 물을 

마시고 싶다고 하여 비로소 우물을 파고 저수지를 만듭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그런 일은 모두 미리 준비하여 둡니다.]

[장차 목마름에 대비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렇다면 미래의 목마름은 지금 존재합니까?]

[지금 존재하지 않습니다.]

[대왕은 지금 존재하지 않는 미래의 목마름에 대비한다니

지나치게 현명합니다.]

 

[다시 한번 비유를 들어주십시오.]

[대왕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배가 고팠을 때 비로소 

무엇인가 먹고 싶어 밭을 갈고 씨를 뿌립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그런 일은 미리부터 준비합니다.]

[무엇 때문에 미리 준비합니까?]

[미래의 배고픔을 막기 위해 준비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미래의 배고픔은 지금 존재합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대왕은 지금 존재하지도 않는 미래의 배고픔을 위해

씨를 뿌린다니 지나치게 현명합니다.]

[스님, 잘 알았습니다.]

                                      <밀린다 왕문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