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월(慧月) 2021. 7. 2. 07:13

 

7월 2일

 

화를 안으로 삭이거나 밖으로 폭발시키지 마라.

안으로 삭이면 내가 괴롭고,

밖으로 폭발시키면 상대가 괴롭다.

화를 대상으로 아무것도 하지 말고,

다만 화를 허용해 주라.

화와 함께 있어주기를 선택할 때,

화는 저절로 소멸된다...

 

화가 날 때 우리는 밖으로 화를 내거나,

안으로 삭이는 방식을 취한다.

전형적인 분별의 방식이다.

분별은 언제나 대상을 취하거나 

버리는 양극단으로 반응한다.

그러나 화를  폭발시키면 상대가 괴롭고,

안으로 삭이면 내가 괴롭다.

두 방식 모두 폭력적이다.

화를 취하거나 버리려는 양극단의 방식 대신,

화가 거기에 있음을 인정하고 허용해 주어 보라.

잠시 화와 함께 있어 주라.

화와 함께 깨어 있으라.

그럴 때 화는 더이상 에너지를 빨아들일 곳이 없다.

화는 취하거나 버리는 극단의 반응을 먹고 커지는데

더 커질 동력을 상실하는 것이다. 

더 이상 화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저절로 소멸의 길을 걸을 뿐. 

이처럼 받아들임은 화를 무효화시킨다.

또한 중도적 수용과 현존을 통해 내면의 화가 정화된다.

나아가 화를 넘어

그 배경의 분별없는 근원에 이를 수도 있다.

 

<눈부신 하루를 시작하는 한마디> 법상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