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월(慧月) 2022. 8. 26. 08:13

8월 26일

 

*자애도 지나침이 없어야 한다*

 

孰能擇地 捨鑑取天

(숙능택지 사감취천)

누가 대지를 가려내고 한계를 뚫고 하늘을 정복할까.

 

 

<화엄경>에서 

"사람의 마음이 곧 자비의 그릇이다" 

라고 했다.

이 그릇만큼 사람이 옹졸하기도 하고,

대범하기도 하다.

붓다의 메타(=자애)는 사랑의 전제조건과는 무관하다.

자애는 어떤 집착에도 의존하지 않는다.

자애 그 자체로 존재하는 것이고,

존재들의 연결성에 활기를 준다.

 

어느 양로원 노인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각기 몇 그루의 나무와 토끼 한 마리씩을 주었다.

A그룹에게 나무와 토끼를 잘 돌보아야 된다고 했고,

B그룹은 토끼와 나무가 잘 자라는지 지켜만 보라고 했다.

 

3년 동안 이 두 그룹을 비교 관찰해 보니,

A그룹 노인들이 B그룹에 비해 훨씬 건강하고

활발하며 생기가 넘쳤고 사교적이었다.

자애는 행하는 사람과 받는 쪽 모두에게 이롭다.

자애는 소극적으로는 해를 끼치지 않으려는 태도이고,

적극적으로는 그의 필요를 채워주려는 태도이다.

 

그런데 자애에서만큼은 소극적인 태도가 

적극적인 태도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자애를 적극적으로 행하기 전에 먼저 그에게

해가되지 않게 하려는 굳건한 심성을 세워야 한다.

왜냐하면 그의 필요를 채워주며 잘 해준다는 것이 

별로 도움이 안 되고 지나쳐서 

그에게 더 아픔과 상처만 남기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365일 붓다와 마음공부 - 이동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