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3일
9월 3일
*자신의 그릇은 자신의 행동에 의해 결정된다*
爲執名句 被他凡聖名礙
(위집명구 피타범성명애)
명성에 집착해 성인이냐 범인이냐에 사로잡혀 있다.
붓다의 아들 라훌라는 출가한 후에도
왕자이며 붓다의 아들이라는 명성에 사로잡혀 방자한 행동을 했다.
그렇다고 크게 법에 어긋난 행동을 한 게 아니라
왕자로 궁중에 살다가 들판에서 자고
밥을 얻어먹는 생활을 견디기 힘들어 했다.
이러다 보니 사람들이 붓다를 찾으며
"어디계시냐"고 물으면 엉뚱한 곳을 가르쳐주어 난처하게 했다.
이 때문에 수행자들의 원성이 높았다.
어느 날 붓다가 라훌라를 찾았다.
당시는 맨발로 다닌던 때여서
어른이 찾아올 때 발 씻을 물을 주는 것이 풍속이었다.
라훌라도 아버지이며 스승인 붓다가 오자 대야에 물을 떠 주었다.
붓다가 발을 씻더니 라훌라에게 발 씻은
대야물을 주며 "이 물을 마시라"고 했다.
라훌라가 거절하자
"왜 안 마시느냐"고 물었다.
"더러운 물이어서...."
"왜 이 물이 더럽느냐?"
"발 씻은 물이니까요."
"이 물을 버리고 대야만 가지고 오너라."
라훌라가 그렇게 하자 붓다가 일렀다.
"본래 깨끗한 물도 더러운 것을 씻으니 더럽혀졌다.
본래 깨끗한 우리도 마음에 탐내고 성내고 어리석을 때 더러워진다."
그리고 나서 대야를 보며 말했다.
"이 대야로 네 밥그릇을 삼거라."
라훌라가 거절하자 붓다가 또 깨우침을 주었다.
"그렇다.
더러운 물을 담은 대야를 더럽다고 느끼듯,
거짓말하고 도둑질하고 남을 해치면
우리 몸도 더럽게 여겨져 아무도 가까이하려 하지 않는다."
그러면서 대야를 발로 멀리 차 깨버리자
놀란 표정으로 바라보는 라훌라에게 물었다.
"저 대야를 못 쓰게 될까봐 걱정이냐?"
"아닙니다.
더러워진 대야이고 값싼 물건이라 깨졌어도 상관없습니다."
"네 말처럼 너는 지금 이 대야와 같다.
거짓말하고 안하무인격으로 행동한다.
이를 고치지 않으면 커서도 쓸모없는 사람이 되어 버림받을 것이다."
비로소 라훌라가 크게 깨닫고 변화되어
붓다의 10대 제자가 되었다.
365일 붓다와 마음공부 - 이동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