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월(慧月) 2022. 10. 9. 08:10

10월 9일

 

*본질의 無를 깨달으라*

 

是苦空中 無眼界 乃至 無意識界

(시고공중 무안계 내지 무의식계)

그러므로 '공' 그 자체에는 눈의 세계도, 의식의 세계도 없다.

 

 

한 선사가 바람에 펄럭이는 깃발을 보았다.

"깃발이 요동치고 있구나."

 

다른 선사가 반박했다.

"잘못 보았네. 깃발은 가만히 있으나 바람이 움직이고 있네."

 

두 선사가 펄럭이는 깃발을 두고 논쟁이 붙었다.

"움직이는 것은 바람일세."

"바람은 눈에 보이지 않고 깃발이 움직이고 있지 않는가."

 

두 선사가 한참 논쟁을 벌이는데

지나가던 육조 혜능 선사가 한마디 던졌다.

 

"움직이는 것은 바람도 아니고 깃발도 아니다.

그대들 마음이 움직이고 있다."

 

움직인 바람과 깃발은 언제 그랬냐는 듯 곧 멈출 것이다.

변화무쌍한 현상의 순간을 포착해 

거기에 마음을 머물고 서로 옳다 그르다 다툴 가치가 없다.

 

그래서 수행의 키워드는 '무' 이다.

모든 망상의 번뇌를 낳는 원천이 소유와 관계의 굴레인데

사실상 이 굴레가 바로 '무' 임을 

<반야심경>은 반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