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월(慧月) 2022. 12. 15. 08:14

12월 15일

 

*진심의 등불*

 

心爲出世之門戶 心是解脫之關津

(심위출세지문호 심시해탈지관진)

자기 마음이 출세간의 문턱이요 해탈의 나루터라.

 

 

붓다가 사밧티 성에 머물 때 난다라는 여인이 있었다.

워낙 가난해 하루하루 연명하던 어느 날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것을 보고 물었다.

 

"무슨 일이 일어났어요?"

"붓다가 이 성에 오셨답니다.

오늘 밤 왕과 성민들이 수만 개의 등불을 밝혀

연등회를 열어 맞이한답니다."

 

가난한 여인은 자신도 등 켜 붓다를 기쁘게 맞이하고 싶었다.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자신의 처지가 너무 괴로워

지나가는 사람에게 동전 몇 닢을 구하여 기름집으로 갔다.

기름집 주인은 가나한 여인을 이상히 여기며

"어디에 쓸 거냐"고 물었다.

 

 

"살면서 붓다 한 번 만나기가 얼마나 어렵습니까.

마침 이곳까지 오신다니 아무것도 가진 것 없지만

등불이라도 하나 밝혀서 맞이하려 합니다."

 

이 여인은 작고 초라한 등불 하나를 들고

길모퉁이에 서서 부처께 발원하였다.

 

'보잘것없는 이 등불 하나를 밝히오니

저 같은 사람도 다음 세상에서는 성불하기를 기원합니다.'

 

밤이 깊어가고 거리를 환하게 밝혔던 수만 개의 등불이 다 꺼져갔다.

오직 여인이 밝혀 놓은 등불만은 꺼지지 않고 더 밝게 빛나고 있었다.

 

365일 붓다와 마음공부 - 이동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