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월(慧月) 2022. 12. 21. 08:13

12월 21일

 

*우리를 심판하는 자는 누구인가?*

 

海月澄無影 游漁獨自迷

(해월징무영 유어독자미)

바다에 비친 달이 그림자도 없이 밝아 노니는 고기가 스스로 미혹되는구나.

 

 

밤중에 반짝이는 반딧불은 일시 일어났다가 사라진다.

손뼉 소리도 실체가 아니라 

두 손이 마주쳐 일어나는 소리의 현상이다.

 

바다에 비치는 달도 실체가 아니듯,

냄새, 빛깔, 울고 웃는 것, 관념 등

모두가 실체하지 않는 일시적 현상이다.

 

그런데도 여기에 얽매여 사는 것이 어리석음이다.

해탈은 이 미혹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미혹에서 벗어나고자 할 때 필수적으로 현상의 생기다.

그동안 미혹되어  따라다녔던 대상을 단절할 때 오는 금단현상이다.

 

담배나 술을 끊을 때 금단 현상을 넘어서야 한다.

끊임없이 미혹의 대상으로부터 추상적인 비전을 듣고 의존해왔는데

이를 끊는다는 것은 종교적 회심보다 더 충격적이다.

 

종교적 회심은 한 종교에서 다른 종교로 변경하면 되지만,

붓다가 말하는 깨달음은 

의타적 신앙 자체를 버린 홀로서기이다.

 

붓다는 

"捨者求者 皆是染汚也 (사자구자 개시염오야)"

라고 했다.

 

중생심을 버리거나 밖에서 무엇을 구하는 것이 다 더럽히는 일이다.

내 모습 이대로가 버릴 게 없다.

그러데도 정법(正法)을 구하는 그 자체가 '삿된 짓'이다.

 

365일 붓다와 마음공부 - 이동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