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단속하기만 하고 지나치게 청렴해서도 안 된다
*자신을 단속하기만 하고 지나치게 청렴해서도 안 된다*
배우는 사람은 부지런하고 조심한 마음을 지녀야 하고 또한 맑고 깨
끗한 정취도 있어야 한다. 한결같이 자신을 단속하기만 하고 지나치
게 청렴하면 이는 가을의 쓸슬한 기운만 있고 봄의 생동하는 기운이
없는 것이니 어찌 만물이 제대로 자랄 수 있겠는가?
전편 제 61장
學者要有段兢業的心思, 又要有段瀟灑的趣味. 若一味㪘束淸苦,
학자요유단긍업적심사, 우요유단소쇄적취미. 약일미렴속청고,
是有秋殺無春生, 何以發育萬物?
시우추살무춘생, 하이발육만물?
전라남도 담양에는 소쇄원이라는 민간 정원이 있습니다. 소쇄원은
조선 중기의 문신인 정암 조광조(靜庵 趙光祖, 1482~1519)의 제자
소쇄옹 양산보(瀟灑翁 梁山甫, 1503~1557)가 담양에 건립한 정원으
로 2008년 5월 2일 명승 제 40호로 지정된 문화재입니다.
양산보는 스승인 조광조가 기묘사화로 인해 사약을 받게 되자 이로
인해 낙향한 후 정원을 지었다고 전해집니다. 그리고 이 정원의 이름
은 자신의 호인 소쇄옹에서 따와서 소쇄원이라고 한 것입니다. 자신
의 호와 정원의 이름을 모두 소쇄로 지은 것을 보면, 양산보는 소쇄
라는 한자어를 무척이나 좋아했던 모양입니다.
소새에서 소는 '맑다', '세차게 비바람이 분다' 라는 뜻이 있으며 쇄는
'씻겨내다' '청소하다' 등의 의미가 있습니다. 그래서 '맑고 깨끗한 모양'
을 뜻하기도 하며, 씻겨 내려간다는 의미가 조금 확대되어 모두 쓸어
져 없어져버린 '쓸쓸한 상태', '쇄락한 상태' 등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채근담의 본문과 담양의 소쇄원에서는 모두 맑고 깨끗하다는 의미
로 사용한 듯합니다. 배우는 사람이 반드시 가져야 할 맑고 깨끗한
정취, 사화로 인해 스승을 잃은 소쇄옹 양산보가 다시금 심기일전
(心機一轉)하겠다는 의지가 돋보이는 명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채근담 ( 홍자성 원문 윤선영 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