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자는 차라리 빈곤하게 살지언정 탐욕스럽게 살지 않는다
*군자는 차라리 빈곤하게 살지언정 탐욕스럽게 살지 않는다*
기울어진 그릇은 가득차면 엎어지고 벙어리 그릇은 텅 비어야 온
전해진다. 그러므로 군자는 차라리 빈곤하게 살지언정 탐욕스럽게
살지 않으며, 부족한 곳에 처할지언정 완전함을 추구하지 않는다.
전편 제63장
攲器, 以滿覆, 撲滿, 以空全. 故君子寧居無, 不居有. 寧處缺, 不處完.
기기, 이만복, 박만, 이공전. 고군자영거무, 불거유, 영처결, 불처완.
攲器란 이울어진 그릇이란 뜻으로, 중국의 주나라에서 임금을 경계
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전해집니다. 물을 받는 그릇에 물이 가
득 차면 엎어지고, 비게 되면 기울어집니다. 알맞게 만들어야 비로소
균형을 잡고 반듯하게 서 있습니다. 임금들은 기기를 늘 자신의 옆에
두고 마음을 경계하는 도구로 삼았다고 합니다.
撲滿은 동전을 담아두는 그릇으로, 고대에 사용하던 저금통입니다.
박만은 동전을 넣는 구멍만 있고 꺼낼 수 잇는 구멍은 없어서 동전이
가득 차게 되면 이것을 붓수어야만 꺼낼 수 있어 이렇게 일렀습니다.
중국 전한대의 재상인 공손홍(公孫弘)이 현량(賢良)으로 부임하게
되자 친구인 추장천이 그에게 여러 가지 선물을 주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박만이었습니다. 저금통을 선물로 준 의미는 가득차게 되면
반드시 깨뜨려야 하므로 무리하게 거두어 모으지 말라는 충고를 담
은 것이라고 합니다. 친구를 깊이 생각하는 마음이 보이는 선물입니
다
기기와 박만, 모두 탐욕을 경계한 중국 고대의 지혜로운 물품입니다.
높은 자리에 오르게 되면 그만큼 탐욕이 생기는 것은 자연스러운 이
치이기 때문에, 이러한 물품을 두고서라도 그 마음을 단속하려고 한
선조들의 노력을 본받아야 할 것입니다.
채근담 (홍자성 원문 윤선영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