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 깊이를 더하는 고전 읽기(이강래 편역)
진심을 남의 뱃속에 옮겨 놓는다
혜월(慧月)
2025. 4. 8. 08:00
*진심을 남의 뱃속에 옮겨놓는다*
후한서
推赤心置人腹中 추적심치인복중
후한왕조를 일으킨 유수는 불가사의한 매력을 지닌 인물이다. 반군을 일으
켰을 당시엔 세력이 보잘 것이 없었다. 그런데도 어느 사이에 대군단을 휘하
에 거느리게 되었고, 대세의 라이벌을 물리친 다음 마침내 황제의 자리에 오
르게 된 것이다. 그 비밀을 푸는 열쇠의 하나가 이 구절이다.
어느 날 그는 싸움에서 적을 격파한 다음, 항복해 온 장병들에게 상당한 대
우를 보장하고 자군에 편입시켰다. 그러나 그들은 불안해서 어쩔 줄 몰라 한다
그것을 안 유수는, 스스로 경기에 올라 부대를 순시하며 그들을 위로했다.항
복한 장병들은 그런 유수의 모습을 보면서,
"진심을(赤心)을 옮겨 남의 뱃속에 놓는도다. 어찌 그를 위해 무술을 아끼리
오."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서투른 흥정 따위를 하지 않고 진실과 성의를 보여줌으로써 어제까지 칼
을 겨누고 싸웠던 자들로 하여금 이런 복심이 들게 만들었던 것이다.
*대의멸친 (大義滅親) - 좌전
큰일을 위해 가족도 돌보지 않는다
인생에 깊이를 더하는 고전 읽기 - 이강래 편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