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9일
진리는 말로 표현될 수 없기에
이명(異名)이 많다
부처, 마음, 법, 본래면목, 주인공,진여,
불성, 신, 원각, 반야, 본성 ......
그러나 이런 이름은 방편일 뿐,
이름 속에는 진리가 없다.
진리는 말로 표현될 수 없다.
진리는 '어떤 것'이 아니다.
우리가 인식할 수 있는 의식의 대상이 아니다.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없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출세간이라고 한다.
세간으로는 파악 불가한 것,
불가사의(不可思議)다
세간과 출세간은 아예 범주가 다르다.
출세간의 진리를 세간의 언어로
표현한다는 것 자체가 범주의 오류다.
그래서 용수는 [중론]에서
승의제라는 참된 진리는 말로 표현될 수 없지만
표현하지 않을 수 없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제한된 언어로 설명할 수밖에 없음을 설하며,
언어로 표현된 방편의 진리를 세속제라고 했다.
진리를 표현하는 말에 속지 마라.
거기에 진리는 없다.
다만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일 뿐,
언어가 가리키는 낙처(落處),
귀결점이 어딘지를 보라.
언어 너머에 말길이 끊어진 '이것'이 있다.
<눈부신 하루를 시작하는 한마디> 법상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