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성전

불교 성전 - 124

혜월(慧月) 2021. 9. 3. 20:26

 

불교 성전 

 

제2편 초기 경전

 

제11장 동서의 대화

 

무아사상과 윤회

 

밀린다왕은 나가세나에게 물었다.

[스님,  다시 태어난 자와 사멸한 자는 같습니까? 다릅니까?]

[같지도 다르지도 않습니다.]

[비유를 들어 설명해 주십시오.]

 

[대왕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일찌기 갓난아이였던

대왕과 어른이 된 대왕은 같다고 생각하십니까?]

[아닙니다.  어릴 적 나와 지금의 나는 다릅니다.]

 

[그렇다면 어른이 된 대왕은 어머니도 아버지도 또 

스승도 없었다는 말이 됩니다.   따라서 학문이나 계율이나

지혜도 배울 수 없었다는 것이 됩니다.    어릴 적 어머니와

어른이 되었을 적 어머니가 다릅니까?

지금 배우고 있는 자와 이미 배움을 마친 자가 다릅니까?

죄를 범한 자와 죄를 범하여 손발이 잘린 처벌을 받은 

자가 다릅니까? 

[그렇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무슨 까닭에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현재의 나를 보더라도 어릴 적 나와 어른이 된 나는 같습니다.

이 몸에 의존되어 어릴 적 나와 어른이 된 나는 한 몸입니다.]

[비유를 하나 들어주십시오.]

 

[여기 어떤 사람이 등불을 켠다고 합시다. 

그 등불은 밤새도록 탈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밤새도록 탈 것입니다.]

 

[그렇다면 초저녁에 타는 불꽃과 밤중에 타는 불꽃이 같겠습니까?]

[아닙니다. 같지 않습니다.]

 

[또 밤중에 타는 불꽃과 새벽에 타는 불꽃이 같겠습니까?]

[같지 않습니다.]

 

[그러면 초저녁의 불꽃과 밤중의 불꽃과 새벽의 불꽃은 

전혀 다른 것입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불꽃은 똑같은 등불에 의하여 밤새도록

탈 것입니다.]

 

[인간이나 사물도 꼭 그와 같이 지속(持續)되는 것입니다.

생겨나는 것과 없어지는 것은 앞서거나 뒤서거나 하지 않고

동시에 계속되는 것입니다.   이것은 마치 우유가 변하는 경우와

같습니다.   짜낸 우유는 얼마 후 엉기게 되고 다시 기름으로

변합니다.  만일 우유를 엉긴 우유나 기름과 똑같다고 하는 사람이

있다면 대왕은 그 말이 옳다고 하겠습니까?]

[스님 그말은 옳지 않습니다. 엉긴 우유와 그 기름은 우유를 

바탕으로 변한 것입니다.]

 

[인간이나 사물의 지속도 이와 같습니다.       생겨나는 것과

없어지는 것이 별개의 것이지만 앞서거나 뒤서거나 하면서

지속되는 것입니다.]

[잘 알겠습니다.]

 

                                        < 밀린다 왕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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