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성전
제3편 대승경전
제5장 극락세계
부모를 가둔 아자타삿투
부처님은 라자가하 영축산에서 천 이백 오십 명의
제자와 문수보살을 비롯한 많은 보살들과 함께 계셨다.
그때 라자가하에는 아자타삿투라는 태자가 있었다.
그는 나쁜 친구 데바닷타의 꼬임에 빠져 아버지
빔비사라왕을 일곱 겹으로 된 방에 가두어 놓고
신하들에게 명령하여 한 사람도 얼씬거리지 못하도록
했다.
왕을 공경하던 왕비 베데히는 깨끗이 목욕하고 나서
가루에 우유와 꿀을 반죽하여 몸에 붙이고, 품속에
포도주를 넣어 가지고 은밀히 왕에게 드렸었다.
왕은 꿀반죽과 포도주를 마신 뒤 멀리 영축산을 향해
합장하고 말했다.
[덕이 높으신 목갈라나님, 원컨대 자비를 베풀어 나에게
팔계(八戒: 팔관자재)를 내려 주십시오.]
이때 목갈라나는 신통력으로 매가 날듯이 신속하게 왕이
같혀 있는 곳에 이르렀다. 그는 날마다 이렇게 해서 왕에게
팔계를 설해 주었다. 그리고 부처님은 푸르나를 보내어
왕에게 설법해 주도록 했었다. 삼 주일이 지났다.
갇혀 있는 몸이지만 꿀반죽을 먹고 설법을 들어 왕은 안색이
온화하고 기쁨으로 충만해 있었다.
어느 날 아자타삿투는 문지기에게 왕이 아직도 살아 있느냐고
물었다.
[대왕님, 왕대비께서 몸에 꿀반죽을 붙이고 품속에 포도주를
넣어 가지고 와서 왕께 드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목갈라나와 푸르나 두 스님이 허공을 날아와 설법해
줍니다. 그러니 저로서는 막을 도리가 없습니다.]
이 말을 듣고 화가 난 아자타삿투는 칼을 들고 어머니를
치려 하면서 말했다.
[어머니는 역적을 도왔으므로 역적이오. 스님들은 악당이오.
사람을 홀리는 주문으로 이 나쁜 임금을 여러 날 죽지 않게
했기 때문이오.]
이때 지혜로운 신하 월광(月光)은 의사 지바카와 함께
왕 앞에 나아가 말했다.
[대왕님, 베다 성전에 말해진 것을 듣건대, 아득한
옛날부터 온갖 나쁜 임금이 있어 왕위에 빨리 오르기 위해
그 부왕을 죽인 자가 무려 일만 팔천이나 됩니다. 그러나
무도하게 그 어머니를 죽였단 말은 아직 듣지 못했습니다.
대왕께서 만약 부모를 살해하신다면 왕족의 이름을
더럽히게 될 것입니다. 이런 일은 찬다라 같은 천민이나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저희는 차마 볼 수 없으므로 여기
더 머물러 있을 수 없습니다.]
이와 같이 말하고 두 신하는 물러나려 하였다.
아자타삿투는 깜짝 놀라 지바카에게 말했다.
[그대는 나를 도와주지 않겠소?]
[대왕님, 어머니를 살해해서는 안 됩니다.]
왕은 이 말을 듣고 뉘우쳐 도와 주기를 청했다.
그리고 칼을 거두어 어머니를 살해하지는 않았지만, 하인을
시켜 깊은 골방에 가두어 다시 나오지 못하도록 했다.
< 관 무 량 수 경 >
*찬다라: 인도 사회에 있어서 천민, 주로 도살업에 종사하는 계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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