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성전

불교 성전 - 181

혜월(慧月) 2021. 10. 30. 20:27

 

불교 성전

제3편 대승경전

제5장 극락세계

 

부모를 가둔 아자타삿투

 

부처님은 라자가하 영축산에서 천 이백 오십 명의 

제자와 문수보살을 비롯한 많은 보살들과 함께 계셨다.

그때 라자가하에는 아자타삿투라는 태자가 있었다.

 

그는 나쁜 친구 데바닷타의 꼬임에 빠져 아버지

빔비사라왕을 일곱 겹으로 된 방에 가두어 놓고

신하들에게 명령하여 한 사람도 얼씬거리지 못하도록

했다.

 

왕을 공경하던 왕비 베데히는 깨끗이 목욕하고 나서 

가루에 우유와 꿀을 반죽하여 몸에 붙이고,  품속에

포도주를 넣어 가지고 은밀히 왕에게 드렸었다.

왕은 꿀반죽과 포도주를 마신 뒤 멀리 영축산을 향해

합장하고 말했다.

 

[덕이 높으신 목갈라나님,  원컨대 자비를 베풀어 나에게

팔계(八戒: 팔관자재)를 내려 주십시오.]

 

이때 목갈라나는 신통력으로 매가 날듯이 신속하게 왕이

같혀 있는 곳에 이르렀다.  그는 날마다 이렇게 해서 왕에게

팔계를 설해 주었다.  그리고 부처님은 푸르나를 보내어 

왕에게 설법해 주도록 했었다.  삼 주일이 지났다.

 

갇혀 있는 몸이지만 꿀반죽을 먹고 설법을 들어 왕은 안색이

온화하고 기쁨으로 충만해 있었다.

어느 날 아자타삿투는 문지기에게 왕이 아직도 살아 있느냐고

물었다.

 

[대왕님,  왕대비께서 몸에 꿀반죽을 붙이고 품속에 포도주를

넣어 가지고 와서 왕께 드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목갈라나와 푸르나 두 스님이 허공을 날아와 설법해

줍니다. 그러니 저로서는 막을 도리가 없습니다.]

 

이 말을 듣고 화가 난 아자타삿투는 칼을 들고 어머니를 

치려 하면서 말했다.

 

[어머니는 역적을 도왔으므로 역적이오.  스님들은 악당이오.

사람을 홀리는 주문으로 이 나쁜 임금을 여러 날 죽지 않게

했기 때문이오.]

 

이때 지혜로운 신하 월광(月光)은 의사 지바카와 함께

왕 앞에 나아가 말했다.

 

[대왕님,  베다 성전에 말해진 것을 듣건대,  아득한 

옛날부터 온갖 나쁜 임금이 있어 왕위에 빨리 오르기 위해

그 부왕을 죽인 자가 무려 일만 팔천이나 됩니다.  그러나

무도하게 그 어머니를 죽였단 말은 아직 듣지 못했습니다.

대왕께서 만약 부모를 살해하신다면 왕족의 이름을 

더럽히게 될 것입니다.  이런 일은 찬다라 같은 천민이나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저희는 차마 볼 수 없으므로 여기 

더 머물러 있을 수 없습니다.]

 

이와 같이 말하고 두 신하는 물러나려 하였다.

아자타삿투는 깜짝 놀라 지바카에게 말했다.

[그대는 나를 도와주지 않겠소?]

[대왕님, 어머니를 살해해서는 안 됩니다.]

 

왕은 이 말을 듣고 뉘우쳐 도와 주기를 청했다.

그리고 칼을 거두어 어머니를 살해하지는 않았지만, 하인을

시켜 깊은 골방에 가두어 다시 나오지 못하도록 했다.

 

                              < 관 무 량 수 경 >

 

*찬다라: 인도 사회에 있어서 천민, 주로 도살업에 종사하는 계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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