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의 엄마 수업

거친 행동 뒤에는 억압심리가 있다

혜월(慧月) 2022. 12. 8. 11:45

엄마 수업

 

제2장 부모의 성품이 아이를 물들인다

 

*거친 행동 뒤에는 억압심리가 있다.

 

  "아들만 둘 있습니다. 큰 아들은 별 문제가 없었는데 지금

중학교 1학년 작은아들이 작년부터 사춘기가 온 것 같습니다. 폭력적

이고 거짓말을 자연스럽게 하는데다 무기력하기도 하고 도무지 아이

같지 않은 행동을 합니다. 그래서 결혼 전부터 하던 일을 그만두었는

데 이제 아이를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 중입니다."

  이렇게 아들 때문에 하소연하는 엄마가 있습니다.

  아이가 거짓말을 하는 이유는 엄마가 허락 없이는 외출하지 못 하게

하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결국 엄마를 속이게 되는 겁니다. 

  그런데 엄마가 간섭을 안 하면 거짓말을 안 합니다. 예를 들어 엄마

가 "외출하지 마"라고 하면 아이는 나가고 싶으니 대답은 "알았어요"

라고 하고는 나가 버리는 거예요. 즉 아이가 거짓말을 하는 것이 아니

라 부모가 간섭하기 때문에 거짓말을 하게 되는 겁니다.

  또 아이가 폭력적일 정도로 과격한 행동을 한다면 아이의 감정에 뭔

가 억압 심리가 있는 거예요.

  만약 첫아이는 괜찮은데 둘째가 문제라고 하면 '부부가 신혼 초는

사이가 괜찮았는데 살면서 좀 갈등이 있었구나' 하는 것을 알 수 있습

니다.

  억압 심리가 있는 사람은 지금은 폭력적인 모습이 좀 덜 나타난다 

해도 결혼하면 다시 나타납니다. 화가 나면 아내에게 폭력을 쓰는 일

도 생길 수 있어요. 또 술을 마시면 정신을 잃거나 평소에는 조용한데

술만 마시면 말이 많아지고 행동이 거칠어질 수도 있습니다. 심리가 

억압되면 이것이 무의식 속에 잠겨 있다가 자극을 받으면 일어나는

겁니다.

  아이가 자라면서 직접적으로 타격을 받아서 생길 수도 있고, 엄마가

심리적으로 억압 상태이기 때문에 늘 화가 차 있고 가슴이 답답했던

것이 아이에게 전이되어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결국 아이가 폭력적인 것은 부모의 탓입니다. 그러니 아이의 행동만

을 문제 삼아서 '아이고, 어쩌다가 저런 자식을 낳았나.' 이렇게 생각

하지 말고 안타까운 마음을 내야 합니다.

  '아, 내가 마음을 잘못 써서 아이가 이 고생을 하고 있구나.'

  이렇게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야 합니다.

  그렇다고 잘못된 행동을 두둔하라는 말은 아닝에요. 폭력적인 행동

을 해도 등을 두들겨 주면서 "아이고, 네가 마음이 많이 불편한가 보

구나" , "애들이 다 그렇지 뭐, 어더냐." 이렇게 두둔해서는 안 됩니다.

저지른 행동이 잘못된 것이기 때문에 이때는 감싸서는 안 됩니다.

  그러나 원인이 부모에게 있기 때문에 아이를 나무랄 일도 아니에요.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마음의 작용과 이치를 정확하게 알고 아

이에게 연민의 마음을 내야 합니다. 이때 비로소 아이의 억압된 심리

가 조금씩 풀리고 가라앉게 됩니다.

  따라서 아이를 원망할 것이 아니라 먼저 원인이 나에게 있음을 알아

차려야 합니다. 그런 다음 당시 내 마음속에서 무엇 때문에 억압 심리

가 일어났는지를 살펴야 해요. 이런 경우 대부분은 남편과의 관계 속

에서 일어납니다.

  아내가 볼 때는 남편이 문제여서 분노했지만, 그것도 다 자기 관점

이에요. 남편의 행동 하나하나를 문제 삼아서 화를 내거나 참는 것이

반복되다 보니 결국 아이에게 문제가 생긴 겁니다.

  이때는 당시 남편에게는 문제가 없었다, 하는 것을 내가 알아차려야

해요. 그때 남편 입장에서 생각해 보니 그럴 수도 있었겠다, 내가 그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화를 냈구나, 짜증을 냈구나, 이렇게 참회를

해야 합니다.

  그러다 보면 그동안 내 몸과 마음속에 배어 있던 스트레스가 풀리면

서 그것이 자녀에세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즉 내가 남편에 대한 미움

이 있어서 자녀에세 나쁜 영향을 주었듯이, 남편과의 문제가 풀리면

자녀에게 또 자연스럽게 좋은 영향을 주는 겁니다.

   

                                     엄마 수업 --------- 법륜 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