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스크랩] 48. 병에 걸리면 특히 기뻐하라

혜월(慧月) 2016. 12. 30. 22:22

  48. 병에 걸리면 특히 기뻐하라


  날이 밝아오기만을 기다리던 상객은 울음소리에 놀랐지만 오히려 좋아하고,

  정토를 그리워하는 행자는 병에 걸리면 특히 기뻐한다.

  待曉天之商客,驚雞鳴猶喜;

  欣淨土之行人,得病患偏樂。


  만일 어느 연우님께서 임종할 때가 되셨다면 제가 이 글을 대련對聯으로 적어서 그분에게 드리겠습니다. ‘정토를 그리워하는 행자는 병에 걸리면 특히 기뻐한다’, 사실 우리도 평소에 이렇게 사유할 수 있습니다.


  무엇을 ‘날이 밝아오기만을 기다리던 상객’이라 부를까요? ‘상객’이란 곧 장사를 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옛날 사람들은 장사를 하기 위해 보통 배를 타고 야밤에 출항합니다. 서둘러 시장의 부둣가에 도착하여 날이 밝자마자 시장에서 물건을 팔기 위해 일찍이 그곳에 배를 정박해야 했습니다. 또 어떤 사람들은 여관에 투숙하여 날이 밝기만을 기다리지요(날이 밝지 않으면 장사를 할 수 없기 때문이지요). 따라서 ‘날이 밝아오기만을 기다린다’는 것은, 그가 밤에 잠을 자면서도 장사를 해서 돈을 벌기 위해 날이 빨리 밝아오기만을 기다린다는 것입니다.


  ‘닭울음소리에 놀랐지만 오히려 좋아한다’, 무엇을 ‘닭의 울음소리에 놀란다’고 말하냐면, 그때는 알람이 없었기 때문에 닭의 울음소리를 의지해야 했습니다. 새벽에 닭이 울면 날이 밝아오려 합니다. 그의 단잠을 방해하여 놀라서 깨어나게 되지만 그는 언짢아하지 않고 오히려 기뻐합니다. “아! 빨리 기상해서 장사를 해야겠구나!”(만일 게으름뱅이라면 다르겠지요. ‘아이구! 내가 단잠을 자고 있는데 닭에 나를 깨워버렸구나!’라고 생각하겠지요) 비록 닭이 상인을 깨우긴 했으나 그는 오히려 기쁘게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는 당장 장사를 해서 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같은 이치로 정토왕생을 원하는 사람, 즉 ‘정토를 그리워하는 행자들’에게는 (만일 그가 왕생을 원치 않는다면, 마치 그 게으른 사람처럼 아무렇지도 않을 겁니다) 병이 곧 우리의 닭울음소리입니다. 병에 걸리면 바로 ‘수탉이 울자 천하가 밝아오는 것’이지요. 닭이 울면 ‘아, 나는 곧 정토에 왕생하겠구나. 알람이 울리면 난 아마 곧 정토에 왕생하겠지. 나는 지금 80대인데 병에 걸리지 않으면 언제 닭이 울지 모르지만 이제 닭이 울었으니 날이 곧 밝아오겠구나’ 육도윤회의 긴긴 밤을 우리는 곧 고별하게 되고 극락정토의 무량한 광명이 곧 나타나게 됩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알람일까요? 바로 병이 알람입니다. 간암이라든가, 폐암이라든가…… 그게 바로 작은 수탉·큰 수탉들이고, 곧 우리를 깨우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병에 걸리면 특히 기뻐한다’는 것은, 병에 걸리면 ‘좋아! 내가 정토에 왕생할 시간이 다 되었구나!’하고 오히려 기뻐한다는 것이지요.


  병으로 인해 고통이 있으면 물론 괴롭겠지만 마음속으로 이것은 죽음을 재촉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정토로 가라고 재촉하는 알람이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출처 : 순정시대 純淨時代
글쓴이 : 淨傳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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