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9일
"깨달음은 어디에 있나요?"
"지금 여기에 있지."
"지금 여기에는 아무것도 없는데요?"
"그렇겠지. 자네가 지금 여기에 있지 않으니까."
깨달음은 어디에 있을까?
바로 지금 여기에 온전히 다 드러나 있다.
지금 이 자리가 바로 그 자리다.
입처(立處)가 그대로 개진(皆眞)이다
제법(諸法)이 그대로 실상(實相)이다.
촉목보리(觸目菩提).
눈에 보이는 것이 그대로깨달음이다.
그런데 왜 나에게는 보이지 않을까?
내가 지금 여기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 여기라는 생생한 현실을 사는 것이 아니라,
생각 속의 자신이 만들어 낸 이야기 속을 살고 있다.
스스로 지어낸 분별 망상의 세계 속에 갇혀 있다.
만법유식(萬法唯識),
세상만사를 알음알이라는 분별심,
식(識)으로 지어내고 있을 뿐이다.
그 생각 속에서 스스로 지어내고 스스로 갇혀 있는
의식의 환각, 즉 무승자박(無繩自縛)의 포승줄을 끊고
나오기만 하면,
생각 너머의 확연무성(廓然無聖)한
깨달음의 세계가 이렇게 드러나 있다.
<눈부신 하루를 시작하는 한마디> 법상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