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0일
고요한 마음으로 마을 길을 산책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인생의 그 어떤 성취보다도 진하다.
소박함 속에 위대함과 거룩함이 있다.
온 마음으로 귀하게 행한다면
숨 한 번 쉬는 것조차 경이롭다...
고요한 산책의 시간을 가져보라.
우리는 해야 할 일 때문에
너무 바빠서 잠시 쉬는 시간,
산책의 시간,
자연을 바라보는 시간,
불어오는 바람을 느끼는 시간,
여행의 시간,
아이들과 노는 시간 같은
고요하고 텅 빈 시간 속으로 들어가기 어렵다.
그런 시간은 성취감이나 생산성이 없이
그저 버려지는 시간처럼 느껴진다.
과연 그럴까?
오히려 바쁘고 정신없는 시기일수록
이런 시간은 더욱 필요하다.
바로 그 생각을 쉬고 산책을 하거나,
햇살을 가만히 느껴 보는
그 텅 빈 시간 속에서
오히려 가장 꽉 찬 영감과 충만함이 드러난다.
산책 중에 튀어나오는 하나의 영감은
수백 시간 앉아서 짜낸 생각보다
더 큰 무언가를 만들어 낸다.
오히려 더 놀라운 생산성과 창발성을 가져다준다.
왜 그럴까?
생각, 조작이 아닌 무념(無念),
무위(無爲) 속에
모든 것의 근원이 있기 때문이다.
<눈부신 하루를 시작하는 한마디> 법상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