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8일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고 하듯,
단 한 번의 만남도
가족과의 만남처럼 깊다.
단 한 번 스침이
곧 무량한 세월의 나툼이다.
만나는 모든 이가 가족이며,
나 자신이다...
옷깃만 스쳐도 500생의 인연이라는 말이 있다.
그 말은 500번 윤회를 하며 만났다는 말이 아니라,
우리가 삶에서 만나는 모든 이가 그만큼
지중하고도 가족처럼 깊은 인연이라는 뜻이다.
지금 단 한 번의 마주침 속에는 500생,
아니 그 이상의 무량한 인연이 깃들어 있다.
우리는 매 순간 모든 존재와
무량수 무량광의 깊은 연결성으로 맺어진 한 가족이다.
아니 그들이 곧 나 자신이다.
내가 만나는 모든 이가
한바탕의 우주에서는 전부 내 어머니이고,
내 아내이며,
아들이고, 딸이다.
왜 그럴까?
이 우주가 사실은 둘로 나뉘는 것 없는 한 바탕이고,
한마음이며,
나 자신으로 하나이기 때문이다.
이 생에서의 역할은
다만 어젯밤 꿈속의 배역에 불과할 뿐이다.
너는 곧 나다.
<눈부신 하루를 시작하는 한마디> 법상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