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성전
제3편 대승경전
제7장 마음과 생각
생멸이 없는 마음
그때 아난다와 대중들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고 기쁨이
솟았다. 가만히 생각하니 시작없는 옛적부터 본심을
잃어버리고 대상 세계를 분별하는 그림자를 본심인 줄
잘못 알았다가 오늘에야 깨달은 것이다. 마치 젖을 잃었던
아이가 어머니를 만난 것과 같았다. 그들은 부처님께
예배하고 이 몸과 마음의 참되고 허망한 거을 나타내어
생멸하고 생멸하지 않는 두 가지 성질에 대해서 듣고
싶어하였다. 이때 파세나디왕이 일어서서 부처님께 물었다.
[제가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기 전에 이교도 카타야나와
산자야를 만났는데, 그들은 말하기를 "이 몸이 죽은 뒤에
아무것도 없는 것을 열반이라 한다" 고 하였습니다.
이제 부처님을 뵈러왔으니 그 의혹을 풀어 이 마음이
생멸하지 않는 경지를 알도록 하여 주십시오. 아직도 번뇌가
남아 있는 대중들은 모두 듣고자 합니다.]
부처님이 파세나디왕에게 말씀하셨다.
[왕의 몸이 있으므로 이런 질문을 할 수 있소. 그런데 왕의
몸은 강철처럼 굳어서 죽지 않는다고 생각하시오. 아니면
변하여 없어진다고 생각하시오?]
[부처님, 이 몸은 결국 없어지고 맙니다.]
[왕이 일찍 없어져 본 적이 없는데 어떻게 없어질 것을
아시오?]
[무상하게 변하는 제 몸이 비록 없어져 본 적은 없습니다.
그러나 지금도 수시로 변하고 달라지는 것이 마치 불이
타 재가 되듯이 늙어 갑니다. 이렇게 쉴새없이 늙어 가므로
이 몸은 언젠가 없어지리라고 생각합니다.]
부처님이 말씀하셨다.
[그건 그렇다고 합시다. 왕의 나이가 많은데 얼굴은 어린
시절과 비교해 어떻소?]
[부처님, 제가 어렸을 때에는 피부가 고왔고 장성해서는
혈기가 왕성했으나, 지금은 늙어 살결에 주름이 잡히고
저신은 혼미합니다. 머리는 백발이 되고 얼굴은 쭈그러져
앞날이 멀지 않았는데 어찌 어렸을 때와 비교할 수 있겠습니까?]
[왕의 얼굴이 갑자기 늙지는 않았을 것 아니오?]
[부처님, 조금씩 변해가는 것을 제가 깨닫지는 못하지만
세월이 흐름에 따라 점점 이렇게 늙었습니다. 제 나이
스무 살 때에는 젊었다고는 하나 열 살 때보다는 늙었고,
서른 살 때는 스무 살보다 늙었으며, 지금은 예순 둘인데
쉰 살 때를 생각하니 그때는 매우 건강하였습니다.
조금씩 달라지던 것이 이렇게 많이 늙어 버렸습니다.
곰곰이 생각하면 그 변천하는 것이 어찌 십 년 이십 년
뿐이겠습니까. 해마다 달마다 날마다, 아니 한 찰나도
멎지 않고 달라 가니 이 몸은 필경 없어질 것입니다.]
[변천하여 멎지 않은 것을 보고 필경은 없어질 줄을 안다
하니, 없어질 때 왕의 몸 가운데 없어지지 않는 것이 하나
있는 줄을 아시오?]
파세나디왕은 합장하고 대답했다.
[그것은 아직 모르고 있습니다.]
[내가 생멸하지 않는 성질을 보여주겠소. 왕은 몇 살 때
강가강을 보았소?]
[제가 세 살 때 어머니는 저를 데리고 기바천 사당에
가셨습니다. 그때 강을 건넜는데 그것이 강가강인 줄을
처음으로 알았습니다.]
[그럼 강가강이 세살 때 보던 것과열 세살 때 보던 것과 어떻습니까?]
[세살 때나 열 세 살 때나 조금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지금 예순 둘이지만 역시 다름이 없습니다.]
[왕은 지금 머리가 세고 얼굴이 쭈그러짐을 슬퍼하고 있소.
지금 강가를 보는 것이 어려서 강가를 보던 것보다 늙었겠소?]
[그럴 수는 없습니다.]
[왕의 얼굴은 쭈그러졌을망정 보는 그 성질은 쭈그러지지 않았소.
쭈그러 지는 것은 변하지만 쭈그러지지 않는 것은 변하는
것이 아니오. 변하는 것은 없어지지만 변하지 않는 것은 원래
생멸이 없는 것이오. 그런데 어찌 그것이 생사를 받겠소.
이교도들이 말하는 이 몸이 죽은 뒤에 아주 없어져버린다는
말은 옳지 않습니다.]
왕이 이말을 듣고는 죽은 뒤에도 다른 세상에 태어날 것을
알고 여러 대중과 함께 기뻐하였다.
< 수 능 엄 경 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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