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성전

불교 성전 - 194

혜월(慧月) 2021. 11. 12. 20:21

 

불교 성전

제3편 대승경전

제7장 마음과 생각

 

마음은 돌려 보낼 수 없다.

 

아난다가 가르침을 듣고 기뻐하면서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의 법문을 듣고 미묘하고 밝은 마음이 원래

원만하고 상주(常住)하는 것임을 비로소 알았습니다.

그러나 지금 부처님의 설법하는 음성을 듣고 또 이렇게

뵙는 것은 반연하여 일어나는 마음(緣心)입니다. 미묘하고

밝은 마음을 얻었다고 하나 그것이 본래의 심지(心地)라고는

인정할 수 없습니다. 자비를 베푸시어 의심의 뿌리를 뽑아

버리고 위없는 도에 들어가게 하여 주십시오.]

 

부처님이 아난다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반연하는 마음으로 법문을 듣기 때문에 이 법문도

또한 연(緣)이 되어 법의 성질을 이해하지 못한다.

어떤 사람이 손가락으로 달을 가리켜 보일 때, 

곁에서는 그 손가락을 통해 달을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손가락을 보고 달이라 한다면 그는 달만 보지 못할 

뿐 아니라 손가락마저 보지 못한다.  또한 손가락만 

모르는 것이 아니고 밝은 것과 어두운 것도 모르는 사람이다.

왜냐하면 가리키는 손가락을 달의 밝은 성질이라 하기

때문이다.  밝은 것과 어둔 것을 둘 다 모르는 너도 

그와 같다.

만일 설법하는 음성을 분별하는 것을 네 마음이라 한다면

그 마음이 분별할 음성을 떠나서도 분별하는 성품이 

있어야 한다.  이를테면,  나그네는 여관에 투숙할 때

잠깐 쉬었다가 곧 떠나 끝까지 머무르지 않는다.

그러나 여관 주인은 떠나지 않으므로 주인이라 하는 것과

같다.  이것도 그와 같아서 참으로 네 마음이라면 떠남이

없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어째서 음성을 떠나서는 

분별하는 성질이 없겠느냐.  이런 것이 어찌 음성을 

분별하는 마음뿐이겠느냐.  내 얼굴을 분별하는 것도

빛이나 형상을 떠나서는 분별하는 성품이 없다.  이와 같이

대상 세계를 떠나 분별하는 성품이 없다면 너의 심성이

모두 각각 돌려보낼 데가 있으니 주인이라 할 수 있겠느냐?]

 

[만일 저의 심성이 각각 돌려보낼 데가 있다면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미묘하고 밝은 본래의 마음은 어째서 돌려보낼

데가 없습니까?]

 

[자세히 들어라.  이제 너에게 돌려보낼 데 없음을 보여 주겠다.

이 큰 강당에 동쪽이 환히 열리어 해가 뜨면 밝게 비추고,

구름낀 그믐밤은 어둡고, 창틈으로는 트임을 보고, 담장에서는

막힘을 보고, 분별한 곳에서는 연(緣)을 보고, 허공은 빈 것이요,

바람이 불어 먼지가 날면 흙비가 오는 것이요, 맑게 개어 구름이

걷히면 맑음을 보게 된다.

아난다, 네가 이 여러 가지 변화하는 모양을 보았으니 내가 

이제 본래 관계된 곳으로 돌려보내겠다. 어디가 본래 관계된

곳인가.  이 여러 가지 변화에서 밝은 것은 해에 돌려보낸다.

해가 없으면 밝지 못하기 때문에 밝은 인(因)은 해에 있다.

그러므로 해에 돌려보낸다.  어둠은 그믐밤에 돌려 보내고, 

통함은 창틈으로, 막힘은 담장에, 연(緣)은 분별에, 허공은 빈 것에,

흙비는 먼지에,  맑은 것은 갠 데에 제각기 돌려보낸다.

세간의 온갖 것이 이런 종류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네가 이 여덟 가지를 보는 *견(見)의 밝은 성질은 어디로

돌려보내겠느냐?  만일 밝은 데로 돌려보낸다면 밝지 아니할

때는 어둠을 보지 못해야 한다. 비록 밝은 것과 어두운 것이 

여러 가지로 차별되나 견은 차별이 없다.  돌려보낼 수 있는

것은 네가 아니지만,  돌려보내지 못하는 것은 네가 아니고

누구이겠느냐.  그러므로 네 마음이 본래 미묘한 것을 잃어버리고

윤회하면서 생사 속에서 항상 떠다님을 알아야 한다.

그래서 내가 너를 가엾다고 한 것이다.]

 

                         < 수 능 엄 경 二 >

 

*견(見): 참 마음을 가리 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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