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성전
제5편 조사어록
제6장 상단 법어
정월 초하루
스님은 정월 초하룻날 법상에 올라가 이렇게 설법했다.
[오늘 아침에 그대들을 위해 시절 인연(時節因緣)을 들어
말하겠다. 어린이는 한 살이 보태지고 늙은이는 한 살이
줄어지며, 늙고 어림에 관계 없는 이는 줄지도 않고
보태지지도 않을 것이다. 보태지거나 줄어지거나, 보태고
줄어짐이 없다는 것을 모두 한쪽에 놓아 버려라.
놓아 버린 뒤에는 어떤가?
누가 이 세상에 신선이 없다 했는가.
모름지기 술 항아리 속에 별천지가 있음을 믿어라.]
<진각스님, 법어>
일 없는 사람
스님은 법상에 올라가 이렇게 설법했다.
[구름과 연기가 사라지고 흩어지면 둥근 달이 저절로
밝아지고, 모래와 자갈을 일어 추려 버리면 순금(純金)이
저절로 드러난다. 이 *일도 그와 같아서 미친 생각
쉬는 곳이 바로 보리(菩提)다.
성품의 깨끗하고 미묘하게 밝음은 남에게서 얻은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크게 깨달으신 부처님께서도 처음
이 일을 깨친 뒤 지혜의 눈으로 시방세계를 두루 살피고
나서 감탄하신 것이다.
"신기하구나. 내가 보건대 모든 중생들은 여래의 지혜와
덕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망상과 집착 때문에 깨닫지를
못한다. 그러니 망상과 집착을 버리면 스승 없이 얻은
지혜, 자연의 지혜, 걸림이 없는 지혜가 드러날 것이다."
여러 대중들, 부처님은 진실을 말씀하시는 분인데
어찌 우리들을 속이시겠는가. 그 말씀을 믿고 그 경지를
향해 들어가 당장 한 칼로 두 동강을 내어 망상과
집착을 쉬어버린다면, 그것은 일마다 분명하고 물건마다
역력하게 나타날 것이다. 그러나 그도 별 사람은 아니다.
그 경지에 이르면 벗어나야 할 생사도 없고 찾아야 할
열반도 없어, 다만 일 없는 사람(閑道人)이 될 것이다.]
< 진각, 법어 >
*이 일 : 어리석음을 버리고 깨달음을 얻기 위해 닦는 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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