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일 붓다와 마음공부-(이동연 지음)

9월 9일

혜월(慧月) 2022. 9. 9. 08:15

9월 9일

 

*자연은 이치대로 움직인다*

 

總不作 只沒忙

(총부작 지몰망)

별다른 일도 없고 바쁘지도 않다.

 

 

천곡산 동굴에서 무상 선사는 

초의토식(草衣土食)하며

15년 수행을 마치고 스승 처적 선사를 찾아갔다.

스승은 대견해 하며

무엇을 했는지 궁금해했다.

 

"천곡산에서 한 일은 별로 없습니다.

그렇다고 바쁘지도 않았죠."

 

수행을 마친 제자의 현답에 스승이 맞장구를 쳤다.

"여여피망(汝與彼忙) 오역망의(吾亦忙矣)"

 

이는 "네가 바쁠 때 나도 그와 같이 바쁘다" 라는 뜻이다.

스승과 제자가 깨달음의 경지에서 일심동체가 되었다.

괜히 마음만 분주할 뿐 나태할 수 있고,

몸은 바쁘나 마음은 여유로울 수 있다.

 

바람은 늘 여유롭다.

그런 바람을 허허로운 벌판이나 빌딩 가득한 도심이나

어느 곳에서도 움켜쥘 수 없다.

 

봄에 피는 꽃도,

계곡에 흐르는 물도 전혀 바쁘지 않다.

하늘에서 내리는 빗방울도 바쁠 것이 없다.

 

바쁜 것은 그냥 그렇게 무심히 돌고 도는 자연을 바라보며

계산하고 분별하는 사람의 마음일 뿐이다.

 

비를 그냥 비로 보고,

어김없이 뜨고 지는 해를 그냥 바라본다.

 

내 눈이 바쁘면 우주도 바쁘고,

내가 한가로우면 우주도 한가롭다.

내가 눈을 감으면 자연도 눈을 감고,

내가 눈을 뜨면 자연도 눈을 뜬다.

 

365일 붓다와 마음공부 - 이동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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