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4일
*모든 사물은 순환한다*
色卽是空 空卽是色
(색즉시공 공즉시색)
물질이 공이고 공이 물질이니라.
옛날 어느 농가에 매일 황금 달걀을 하나씩 낳는 거위가 있었다.
황금알을 팔아 재미를 본 농부는 혼자 생각했다.
'거위에게 모이를 두 배로 주면 하루에 황금알 두 개를 낳겠지.'
그날부터 모이를 두배씩 주었으나 거위가 더 이상 먹으려 하지 않았다.
그러자 농부는 거위의 주둥이를 벌리고
억지로 모이를 집어넣었지만 거위는 모두 뱉어냈다.
욕심에 눈이 먼 농부는 아무래도 거위 뱃속에
황금알을 만드는 장치가 있다고보고
급기야 거위를 잡아 배를 갈랐다.
하지만 가른 거위의 뱃속은 창자만 있을 뿐 아무 것도 없었다.
이후 농부는 황금알을 단 한 개도 얻지 못했다.
욕득(欲得)에 눈이 멀면 이 어리석은 농부처럼
찰나적 충동으로
목적없이 행동하여 스스로 수습하기 어려워진다.
불교의 색(色)은 에로티시즘이 아니라 물질적 현상이다.
눈으로 볼 수 있고 형체가 있는 것은 반드시 변하고 또 공이 된다.
여기에 머물면 허무주의에 빠진다.
붓다는 색즉시공의 허무를 공즉시색의 창의적 발상과 연결한다.
모든 현상이 공하나 자포자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 빈 곳을 활용해 가치와 뜻을 세우는 것이다.
365일 붓다와 마음공부 - 이동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