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0일
*현재를 즐기라*
回光返照
(회광반조)
일몰 직전 일시적으로 햇살이 비쳐 하늘을 밝힌다.
중국 당나라 선불교의 황금기를 연 인물이 마조선사인데,
그의 유일한 제자가 방거사이다.
방거사가 약산 선사를 방문하고 나올 때였다.
약산 선사가 열 명의 선승에게 산문까지 배웅하게 했다.
마침 허공에 눈이 날리자 방거사가 바라보았다.
"야, 멋진 눈이로구나.
송이송이 눈송이가 한 송이도 다른 데로 떨어지지 않는구나."
방거사의 말을 듣고 선승들이 의아해했다.
"그럼 눈송이가 어디로 떨어집니까?"
방거사가 손뼉을 치며 호통을 쳤다.
"그대들이 선사라면서 이 정도밖에 안 된다니
염라대왕이 용서치 않으니."
지금 소복이 내리는 눈의 아름다움도 온전히 즐기지 못하는
선승들을 나무란 것이다.
추억이 다르기 때문에 하늘에서 내리는 눈을 보는
사람마다 느낌이 다르다.
어떤 아주머니는 다섯 살 때 집 나간 어머니를 뛰쫓아
맨발로 눈길을 달려갔던 일을,
다른 사람은 눈 속에서 나눈 첫사랑의 밀애를 생각한다.
방거사는 이 모든 것을 닫고 지금 눈앞에 내리는 눈을
그저 하얀 눈으로만 몰입해 즐기라는 것이다.
365일 붓다와 마음공부 - 이동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