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일 붓다와 마음공부-(이동연 지음)

5월 20일

혜월(慧月) 2023. 5. 20. 08:11

5월 20일

 

*현재를 즐기라*

 

回光返照

(회광반조)

일몰 직전 일시적으로 햇살이 비쳐 하늘을 밝힌다.

 

 

중국 당나라 선불교의 황금기를 연 인물이 마조선사인데,

그의 유일한 제자가 방거사이다.

방거사가 약산 선사를 방문하고 나올 때였다.

약산 선사가 열 명의 선승에게 산문까지 배웅하게 했다.

 

마침 허공에 눈이 날리자 방거사가 바라보았다.

"야, 멋진 눈이로구나.

송이송이 눈송이가 한 송이도 다른 데로 떨어지지 않는구나."

방거사의 말을 듣고 선승들이 의아해했다.

 

"그럼 눈송이가 어디로 떨어집니까?"

방거사가 손뼉을 치며 호통을 쳤다.

"그대들이 선사라면서 이 정도밖에 안 된다니

염라대왕이 용서치 않으니."

 

지금 소복이 내리는 눈의 아름다움도 온전히 즐기지 못하는 

선승들을 나무란 것이다.

추억이 다르기 때문에 하늘에서 내리는 눈을 보는 

사람마다 느낌이 다르다.

 

어떤 아주머니는 다섯 살 때 집 나간 어머니를 뛰쫓아

맨발로 눈길을 달려갔던 일을,

다른 사람은 눈 속에서 나눈 첫사랑의 밀애를 생각한다.

 

방거사는 이 모든 것을 닫고 지금 눈앞에 내리는 눈을 

그저 하얀 눈으로만 몰입해 즐기라는 것이다.

 

365일 붓다와 마음공부 - 이동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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