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윤선영 글, 홍자성 원문)-심심수양

혼미해지기 쉬운 마음은 고요함 속에서 지혜로 깨우쳐야 한다

혜월(慧月) 2024. 10. 26. 10:37

 

* 혼미해지기 쉬운 마음은 고요함 속에서 지혜로 깨우쳐야 한다 *

 

특별한 일이 없을 때에는 마음이 혼미해지기 쉬우니 고요한 가운데 지혜로

깨우쳐야 한다. 어떠한 일이있을 때에는 마음이 제멋대로 달아나기 쉬우니

밝게 깨어있는 가운데 고요함을 위주로 해야 한다.

 

전편 175장

無事時, 心易昏冥, 宜寂寂而照以惺惺.

무사시, 심이혼명, 의적적이조이성성.

 

有事時, 心易奔逸, 宜惺惺而主以寂寂.

유사시, 심이분일, 의성성이주이적적.

 

 

"무슨 일 있어?" 오랜만에 연락이 와 안부를 묻는 지인에게 되묻는 흔한

말입니다. 여기에서 '일'이라는 것은 나와 관련한 어떠한 특별한 상황을

의미합니다. 일이 없는 無事한 때인지, 일이 있는 有事한 때인지 그 상황에

따라 우리의 마음 또한 움직이게 됩니다.

 

지금 현재 나를 둘러싼 어떠한 일이 진행되고 있다면 신경 써야 할 일이

많아지면서 마음이 조급해지기 쉽습니다. 반면 특별한 일이 없이 매일

같은 일상을 반복하다 보면 무료하여 나태해져 마음이 흐리멍덩해지기

쉽습니다.

 

단조로운 일상 속에서 혼미해진 마음을 고요하게 다스리면서도 지혜로

깨우쳐야 하니, 그렇게 해야만 특별한 사건이 없는 것에 감사히 여기면서

규칙적인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어떠한 일이 생겨 마음이 요동칠 때는 잠시

숨을 고르고 차분하게 해결책을 찾아야 하니, 그렇게 해야만 현재의 상태를

냉정하게 분석할 수 있으면서 일을 잘 마무리하고 다시 무사한 상태로

돌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위 문장은 우리가 처한 상황에 따라 쉴 새 없이 달라지는 마음

상태를 잘 단속하고 밝은 지혜로움으로써 위기를 헤쳐 나가야 함을 말해

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