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윤선영 글, 홍자성 원문)-심심수양

하는 일마다 반드시 성공하기를 구해서는 안 된다

혜월(慧月) 2025. 1. 18. 10:37

 

*하는 일마다 반드시 성공하기를 구해서는 안 된다*

 

모든 일마다 조금의 여유로운 생각을 남겨 두면 조물주도 나를 시기

하지 못할 것이며 귀신도 나를 해치지 못할 것이다. 하는 일마다 반드

시 성공하기를 구하고 공적은 반드시 가득 차기를 구한다면 안에서 

변란이 일어나거나 바깥에서 근심을 부르게 된다.

 

전편 제20장

事事留個有餘不盡的意思, 便造物不能忌我, 鬼神不能損我.

사사유개유여부진적의사, 편조물불능기아, 귀신불능손아.

 

若業必求滿功必求盈者, 不生內變, 必召外憂.

약업필구만공필구영자, 불생내변, 필소외우.

 

 

음식을 먹기 전에 조금 떼어 산이나 들에 던지는 민간신앙의 행위를

고수레하고 합니다. 이는 산 속의 동물이나 귀신 등과 음식을 함께

나누어 먹는 것으로, 자연과 더불어 살자는 의미를 담을 것입니다.

 

내가 먹는 밥에서 조금이나마 덜어 이를 함께 나누는 행위,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마음의 여유가 없다면 할 수 없습니다. 당장의 식탐

으로 더는 밥을 아까워하거나 고수레할 생각 자체가 없는 사람도 있

기 때문입니다.

 

마음속에 조금의 여유도 없는 사람은 자신과 관련한 모든 일이 완벽

히 진행되기만을 바랍니다. 공자는 논어에서 군자와 소인을 비교하

여 여러 문장을 서술하였는데, "군자는 한 사람에게 모든 것이 완벽

히 갖추어져 있기를 바라지 않는다(無求備於一人)" 고 하였습니다.

 

모든 일에 여유가 없고 한 점의 실수도 용납하지 못하는 사람은 결

국 주변 사람을 서서히 잃게 되고, 자신이 파놓은 함정에서 쉽사리

빠져나올 수 없게 됩니다. 여유로운 마음가짐으로 내 자신을 수양

하고 다른 사람을 대한다면 나를 만든 조물주와 내 주변의 귀신도

흐뭇한 미소를 띠며 나를 바라볼 것입니다.

                                         채근담 (홍자성 원문 윤선영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