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에 임할 때에는 반드시 일이 끝난 후를 생각해야 한다*
배가 부른 뒤에 음식 맛을 생각하면 맛이 진하고 옅음의 구분이 모두
사라지게 되고, 여색을 즐기고 난 뒤에 음란한 생각을 하면 이성에 대
한 관심이 완전히 없어지게 된다. 그러므로 사람들이 항상 일이 끝난
뒤에 후회할 것을 미리 알아, 일에 임할 때 어리석고 미혹된 짓을 하지
않게 되면, 본성이 안정되고 행동이 모두 바르게 된다.
전편 제26장
飽後思味, 則濃淡之境都消,色後思婬, 則男女之見盡絶.
포후사미, 즉농담지경도소, 색후사음, 즉남녀지견진절.
故人常以事後之悔悟, 破臨事之癡迷, 則性定而動無不正.
고인상이사후지회오, 파림사지치미, 즉성정이동무부정.
인간의 식욕이나 남녀간의 성욕은 인간에게서 가장 우선시되는 욕구 중에
하나입니다. 하지만 욕구가 치밀어 오를 때마다 모두 충족할 수는 없습니다.
살아가면서 적당히 욕구를 풀어주어야 하지만, 이를 충족하기 위해 자신의
분수에 어긋나는 삶을 살거나 어리석은 행동을 해서는 안 됩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어 배가 부르게 되면 어떠한 산해진미가 눈앞에 펼쳐져도
혀는 이미 제대로 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됩니다. 또한 남녀가 육체적인 관
계를 맞고 나면 한동안은 음란한 생각을 하려 해도 자연스레 관심이 사라지
게 됩니다. 극한의 쾌락을 경험한 이후에는 한동안 욕구가 일어나지 않는 것
이 자연적인 섭리입니다.
당장의 욕구를 채우지 못하면 큰일이 날 것 같지만 그 욕구를 채우고 난 뒤에
는 사실 별거 없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특히 욕구를 채우기 위해 비도덕적
인 행동을 했을 경우에는 더더욱 후회만이 남을 뿐입니다. 그러므로 어떠한
일에 임할 때에는 반드시 이 일이 끝난 뒤의 상황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평소 자신의 마음을 잘 다스리고 욕구를 적절히 억제하여 일이 끝난 뒤에
후회할 만한 상황을 만들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채근담 (홍자성 원문 윤선영 글)
'채근담(윤선영 글, 홍자성 원문)-심심수양'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군자는 기호에 있어 균형을 잘 잡아야 한다 (0) | 2025.02.01 |
---|---|
자신의 부귀와 재능에 걸맞은 인품을 갖추어야 한다 (0) | 2025.01.29 |
인간의 삶에는 늘 흥망성쇠가 있기 마련이다 (0) | 2025.01.22 |
하는 일마다 반드시 성공하기를 구해서는 안 된다 (0) | 2025.01.18 |
군자는 한가한 때에도 긴장된 마음을 가져야 한다 (0) | 2025.01.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