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무드(유대인들의 정신적 문화유산)

탈무드의 도덕 - 두 세계

혜월(慧月) 2021. 8. 15. 10:34

 

탈무드의 도덕

열네 번째 이야기

 

두 세계

 

두 랍비 중 한 사람이 이렇게 말했다.

 

"나는 랍비이니 사람들은 나를 전적으로 믿고 있네.

나는 두 사람 중 한 사람에게 만 원을 빌렸고,

다른 한 사람으로부터는 2만 원을 빌렸네.

그런데 저번 날 두 사람이 와서 나에게 다같이 

2만 원씩을 갚으라고 했네.  그러나 나는 누구에게서

만 원을 빌렸고 누구에게서 2만 원을 빌렸는지

기억할 수가 없네.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이에 대하여 탈무드에서도 지침이 있다.

누구에게 2만 원을 빌렸는지는 기억할 수 없지만,

두 사람에게 다 만 원씩 빌린 것만은 틀림이 없다.

그러니까 우선 두 사람에게 각각 만 원씩은 갚아주고

나머지 만 원은 증거가 나올 때까지 법정에 맡겨 두도록 한다.

 

하지만 상대 랍비는 개인적 견해를 말하였다.

 

"두 사람 중 한 명은 도둑이네.  만 원밖에 빌려 주지 않고서

만 원을 더 받아내려고 하니.  그런데 만 원씩을 돌려준다면,

그 도둑에게는 아무런 손해가 없어.  

잘못이 없는 사람에게는 피해가 돌아가고....   

이런 식으로는 사회 정의가 바로서지 못하네.

도둑이 벌을 받지 않고 넘어가는 것은 안 되니 두 사람에게

한 푼도 갚지 말고 법정에 예치해 두어야 하네."

 

"그렇다고 도둑에게 처벌이 될까?  

도둑 쪽에서는 만 원마저 돌려받지 못하면 손해가 되니까,

집에 가서 장부를 다시 살펴보니 2만 원이 아니라

만 원이었다고 말하면서 만 원을 찾으러 올 수도 있는데."

 

탈무드가 아무리 많은 내용을 담을 책이라 해도,

기나긴 역사를 한정된 지면에 담고 있기 때문에 

한 가지 테마에만 집중해 해답을 구할 수 없어 

이 문제는 논의가 되풀이되고 있다.

 

이것은 결국 세상의 모든 일에는 두 가지 세계가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기 위한 것일지도 모른다.

 

                     마빈 토케이어의 탈무드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