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무드의 도덕
열네 번째 이야기
두 세계
두 랍비 중 한 사람이 이렇게 말했다.
"나는 랍비이니 사람들은 나를 전적으로 믿고 있네.
나는 두 사람 중 한 사람에게 만 원을 빌렸고,
다른 한 사람으로부터는 2만 원을 빌렸네.
그런데 저번 날 두 사람이 와서 나에게 다같이
2만 원씩을 갚으라고 했네. 그러나 나는 누구에게서
만 원을 빌렸고 누구에게서 2만 원을 빌렸는지
기억할 수가 없네.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이에 대하여 탈무드에서도 지침이 있다.
누구에게 2만 원을 빌렸는지는 기억할 수 없지만,
두 사람에게 다 만 원씩 빌린 것만은 틀림이 없다.
그러니까 우선 두 사람에게 각각 만 원씩은 갚아주고
나머지 만 원은 증거가 나올 때까지 법정에 맡겨 두도록 한다.
하지만 상대 랍비는 개인적 견해를 말하였다.
"두 사람 중 한 명은 도둑이네. 만 원밖에 빌려 주지 않고서
만 원을 더 받아내려고 하니. 그런데 만 원씩을 돌려준다면,
그 도둑에게는 아무런 손해가 없어.
잘못이 없는 사람에게는 피해가 돌아가고....
이런 식으로는 사회 정의가 바로서지 못하네.
도둑이 벌을 받지 않고 넘어가는 것은 안 되니 두 사람에게
한 푼도 갚지 말고 법정에 예치해 두어야 하네."
"그렇다고 도둑에게 처벌이 될까?
도둑 쪽에서는 만 원마저 돌려받지 못하면 손해가 되니까,
집에 가서 장부를 다시 살펴보니 2만 원이 아니라
만 원이었다고 말하면서 만 원을 찾으러 올 수도 있는데."
탈무드가 아무리 많은 내용을 담을 책이라 해도,
기나긴 역사를 한정된 지면에 담고 있기 때문에
한 가지 테마에만 집중해 해답을 구할 수 없어
이 문제는 논의가 되풀이되고 있다.
이것은 결국 세상의 모든 일에는 두 가지 세계가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기 위한 것일지도 모른다.
마빈 토케이어의 탈무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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