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4일
수행자는 타인의 고민을 타인의 것으로만 여기지 않는다.
상담은 인연을 맺는 것이고,
인연을 맺을 때 하나로 연결된다.
연결될 때,
내 마음을 닦으면 타인의 마음도 함께 닦인다.
너와 내가 둘이 아닐 때 내 치유가 곧 타인의 치유다...
때때로 큰스님께 상담을 했더니 특별히 답을 주신 것이 없음에도
문제가 풀리고, 환자가 낫기 시작했다는 말을 듣곤 한다.
왜 그럴까?
상담가는 상대방의 문제를 어떻게 치유할지를 알려 주는 데 반해
수행자는 상대방이 가져온 문제를 내 공부로 받아들인다.
너와 내가 둘이 아니라 연결되어 있음을 아는 까닭이다.
그가 나를 찾아왔다는 그 연결성 하나만으로도
그 문제는 공동의 과업이 된 것이다.
이것이 바로 불교에서 행하는 축원(祝願)의 비밀이다.
누구나 타인을 위해 지극한 마음으로 축원하고 축복해 준다면,
그 마음은 근원에서 둘이 아닌 하나로 연결된
마음의 통신선을 타고 상대방에게도 통한다.
바로 그때 상대방의 문제만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내 업장까지 소멸된다.
이것이 바로 너를 통해 내가 치유되는 방식이다.
동체대비의 치유다.
<눈부신 하루를 시작하는 한마디> 법상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