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일 붓다와 마음공부-(이동연 지음)

10월 19일

혜월(慧月) 2022. 10. 19. 08:11

10월 19일

 

*마음에 새기는 기념비*

 

如峰集華 不嬉色香

(여봉집화 불회색향)

꿀 따는 꿀벌은 꽃과 향기를 해치지 않는다.

 

 

"붓다여,

오늘 당신이 지나시는 이 문을

고타마 문이라 칭하고 싶습니다.

또한 당신이 건너시는 이 나무를

고타마의 나무라 부르고 싶습니다."

 

나이 팔십의 늙은 몸에 법의를 걸친 붓다가 나루에 서 있었다.

손에 든 것이라고는 단 하나의 발우뿐.

주변에 모인 사람들은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허허로운 이 늙은 붓다에게 진심으로 고개를 조아리고 있었다.

 

강 건너편 언덕을 말없이 바라보는 한 노인,

그 뒤에 한없이 존경하고 흠모하는 무리가

끓어오르는 정을 겨우 억제하며 조심스럽게 간청했다.

 

"당신이 지나온 곳마다 당신의 이름으로 불러

영원히 기념하겠습니다."

 

그러나 붓다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아 반대의 뜻을 보였다.

자신이 지나온 자취에 기념비를 세우고

기념거리를 만드는 이 모든 것이 부질없는 일임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것보다 뭇 사람의 심비(心碑)에 새겨진 흔적이

훨씬 가치 있고 소중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소중하고 귀할수록 환호소리에 취해 쏟아내면 

빈 들녘처럼 허전해지므로 

마음속에 은밀히 각인되어 씨앗이 되게 하라.

 

365일 붓다와 마음공부 - 이동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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