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6일
무언가 얻고 싶으면 그것에서 자유로워지라*
不道不道 恐上紙墨
(부도부도 공상지묵)
도라, 도라, 말 말아라. 자칫 붓끝에만 올라 있을라.
중국 당나라 때 탁발승 엄양이
머나먼 곳의 조주 선사를 찾아와 지혜를 구했다.
"방하착(放下着)하거라."
엄양은 염주를 내려놓으며 물었다.
"이제는 더 내려놓을 것이 없는데 어찌해야 합니까?"
"착득거(着得去)하거라."
아직 내 의식이 개입된 상태가 하심이다.
절제하고 자아를 통제하는 하심이 반복되어 정착되면 방하착에 이른다.
방하착이 바로 무심의 경지이다.
의식도 의지도 개입되지 않고 몰입하는 상태이다.
이처럼 완전 집중할 때 내 안의 전혀 다른 나가 찾아온다.
의사가 환자를 돈으로 계산하고 진료할 때는 상심(上心),
환자를 고객으로 정성을 다해 진료할 때는 하심(下心),
환자의 아픔을 내 아픔처럼 혼연일체가 되어 치료하면 방하착이다.
이때 온갖 번뇌, 스트레스, 원망, 갈등으로 얽힌
집착을 내려놓아 마음이 비게 되고,
이 홀가분한 자유자재로운 마음으로 다시금
생산적이고 효율적인 일에 착득거한다.
낙과(落果)는 쓸모없이 버려진 과일 같지만
그 안에 씨앗이 있어 새로운 싹을 틔운다.
365일 붓다와 마음공부 - 이동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