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란스러운 곳에서 고요해지는 것이 곧 본성의 참된 경지이다*
고요한 곳에서 고요해지는 것은 참된 고요함이 아니니,
소란스러운 곳에서 고요해지는 것이 곧 본성의 참된
경지이다. 즐거운 곳에서 즐거워지는 것은 참된 즐거움이
아니니, 괴로운 마음속에서 즐거워진 뒤에야 마음의
참된 움직임을 볼 수 있다.
전편 88장
靜中靜非眞靜, 動處靜得來, 纔是性天之眞境.
(정중정비진정, 동처정득래, 재시성천지진경)
樂處樂非眞樂, 苦中樂得來, 纔見以體之眞機.
(낙처락비진락, 고중락득래, 재견이체지진기)
광화문 한복판에 촛불을 든 여러 시민들이 모였습니다.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사람들입니다. 정부
또는 단체에 자신들의 요구를 목청껏 외치고 거리를 행진하기도
합니다. 확성기와 호루라기 등 온갖 소음들로 점철된 이 곳에서
유모차 속 평온히 잠든 아기가 있습니다.
이렇게 시끄러운 와중에도 달콤한 낮잠을 자고 있는 천진한 아이의
얼굴을 보면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집니다. 조그마한 소음에도
쉽게 잠들지 못하게 된 게 언제부터였는지 기억도 잘 나지 않습니다.
아마도 여러 가지 고민이 생기고 난서부터였던 듯합니다. 여러
고민들에 뒤엉킨 채로 침대에 누우니 마음도 편치 않고 잠을 자도
개운하지 않습니다. 나도 저렇게 아무런 고민 없이 푹 자고 싶다는
생각이 잠시 스쳐갑니다.
조용한 곳에서 차분한 마음을 가지게 되고 즐거운 곳에서 즐거운
마음이 생기는 것은 환경에 따라 가지게 된 마음이지 본성에 따른
작용은 아닙니다. 떠들썩한 시위의 현장에서도 곤히 잠든 아이의
모습처럼, 아무런 근심도 고민도 없었던 천진했던 본성을 떠올려
보도록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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