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윤선영 글, 홍자성 원문)-심심수양

어떤 일이든 한쪽으로 치우쳐서는 안 된다

혜월(慧月) 2024. 9. 7. 10:37

 

*어떤 일이든 한쪽으로 치우쳐서는 안 된다*

 

기상은 높고도 넓어야 하나 정상적인 기준을 벗어나서는 안 되며

마음은 치밀해야 하나 너무 소심해서는 안 된다. 취미는 맑고 

담백해야 하나 한쪽으로 치우쳐서는 안 되며 지조를 지킴은

엄격하고도 분명해야 하나 과격한 데까지 이르러서는 안 된다.

 

전편 제81장

氣象要高曠, 而不可疎狂, 心思要縝密, 而不可瑣屑.

趣味要沖淡, 而不可偏枯, 操守要嚴明, 而不可激烈.

 

기상요고광, 이불가소광, 심사요진밀, 이불가쇄설.

취미요충담, 이불가편고, 조수요엄명, 이불가격렬.

 

"중간만 가도 다행이다" 어떠한 일에서 큰 성취를 기대하기 어려울

때 흔히들 하는 말입니다. 최고의 자리에 가지는 못할지라도 중간

수준이라도 이르면 어느 정도 만족한다는 뜻으로, 여기서의 중간은

어쩔 수 없는 차선책 정도의 의미가 됩니다. 그런데 이렇게 말해도

될 정도로 중간 수준에 도달하는 게 과연 쉬운 일일까요?

 

계획을 세워 돈을 쓰고 쓸 데 없는 곳에는 잘 쓰지 않는 사람을

검소하다고 하지만 검소함이 조금만 지나치면 자린고비가 됩니다.

늘 긍정적이고 외향적으로 활동하는 사람을 우리는 활발하다고

하지만 조금만 지나치면 방탕한 사람이 됩니다. 중간만 간다는

건 생각보다 상당히 어려운 일입니다.

 

중도(中道)의 기준이라는 건 사실 없습니다. 다만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세상에서 우리가 암묵적으로 정해 놓는 상식선이라는 

게 있습니다. 예컨대 아무리 법도에 구애받지 않고 남의 눈치를

보지 않는 성격을 가진 사람이라도 나체 상태로 길가를 거니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 것처럼 말입니다.

 

이러한 선을 지키는 수준에서 우리는 마음껏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도 좋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