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비는 일시적인 곤궁으로 자포자기하지 않는다*
허름한 집도 깨끗이 청소를 하고, 가난한 여인도 정결히 머리를
빗으면 겉모습은 비록 예쁘고 화려하진 않더라도 기품은 절로
우아하다. 그러니 선비가 일시적으로 곤궁함과 쓸쓸함을 겪는다
한들 어찌 바로 자포자기하겠는가?
전편 제84장
貧家淨拂地, 貧女淨裗頭, 景色雖不艶麗, 氣度自是風雅.
士君子一當窮愁寥落, 奈何輒自廢弛裁?
빈가정불지, 빈여정류두, 경색수불염려, 기도자시풍아.
사군자일당궁수요락, 내하첩자폐이재?
부귀는 언제라도 변할 수 있지만,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기품은 크게 변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본래의 기품이
고아한 사람은 상황이 여의치 않게 되어도 초라하거나 쓸쓸한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사람 자체가 명품인 사람은 값비싼
옷이나 가방을 지니고 있지 않아도 특유의 아우라가 뿜어져 나와
빛이 납니다.
겉으로 보았을 때 낡고 허름한 집이더라도, 방안을 깨끗이 청소하고
집안의 물건을 가지런히 정리해 놓으면 집을 방문하는 사람도 기분
좋게 지내다 갈 수 있습니다. 넉넉치 못한 상황의 사람이라도 항시
몸을 깨끗이 하고 머리를 단정하게 하여 사람을 마주 대하면 상대방은
상황만으로 사람을 재단하지 않게 됩니다.
지위가 높고 명예로운 사람도 한 순간의 실수로 추락할 수 있으며
어렵고 힘들게 살던 사람도 일생일대의 기회를 맞아 좋은 환경을
맞이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언제라도 바뀔 수 있는 여러
요인들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하지 말고 영원토록 변하지 않는
올바른 몸가짐을 가지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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