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욕을 이겨 예로 돌아가야 번뇌하는 마음이 사라지게 된다*
가슴 속에 아주 작은 물욕도 없다면 마치 눈이 화롯불에 녹고 얼음이
햇볕에 녹듯 번뇌가 사라지게 된다.눈 앞에 절로 한 줄기의 밝은 광명
이 있으면, 달이 푸른 하늘에 있고 그림자가 물결 위에 떠 있음을 볼
수 있게 된다.
후편 74장
胸中, 旣無半點物欲,已如雪消爈焰氷消日.
흉중, 기무반점물욕, 이여설소로염빙소일.
眼前, 自有一段空明, 始見月在靑天影在波.
안전, 자유일단공명, 시견월재청천영재파.
채근담을 읽다 보면 대부분의 문장이 대구(對句)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가운데 가슴속과 눈앞을 대구로 나타낸 구절이 많이 있습니다. 즉 눈
에 보이지 않는 가슴속과 실체를 확인할 수 있는 눈앞을 대비하여 나타
낸 것입니다.
가슴 속에 한 점의 물욕도 없다면 번뇌하는 마음은 곧 불 앞의 화로처럼
녹게 될 것입니다. 이 말은 송대의 철학가 주희가 안연의 극기복례 공부
에 관해 한 말에서 유래된 것입니다. 극기복례란 '자기 자신의 사욕을 이
겨 예로 돌아간다'는 의미입니다. 주자는 "안연의 극기복례는 마치 벌겋
게 달아오른 화로 위에 눈이 한 점 떨어진 것과 같다."고 하며 사리사욕이
순식간에 사라지는 경지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처럼 보이지 않는 가슴 속의 수양은 사욕을 없애는 것을 가장 중요시
여겼습니다. 반면 눈으로는 한 줄기 밝은 빛을 보며 즐거운 마음을 가져
야 합니다. 머리를 들어 달을 바라보니 맑은 생각이 저 하늘의 달에게까
지 미치고 내 앞의 술잔에 달 그림자가 떠오르니 절로 즐거운 마음이 생
겨나는 것입니다. 위 문장과 비슷한 분위기를 나타낸 당나라 시인 이백
(李白, 701~762)의 시 한 구절을 소개합니다.
푸른 하늘에 달 떠오른 지 얼마나 되었는가 靑天有月來幾時
이제서야 잔 멈추고 그대에게 한 번 묻노라 我今停杯一問之
채근담 ( 홍자성 원문 윤선영 글)
'채근담(윤선영 글, 홍자성 원문)-심심수양'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상살이는 변화무쌍하여 다양한 면이 있다 (0) | 2024.12.18 |
---|---|
사물의 형상에 집착하는 것도 이를 깨뜨리는 것도 모두 참된 것이 아니다 (0) | 2024.12.14 |
몸은 한 곳에 매이지 않는 배와 같다 (0) | 2024.12.07 |
마음의 작용에 따라 전혀 다른 생각을 가질 수 있다 (0) | 2024.12.04 |
맑은 정신과 여유로운 마음을 갖추어야 한다 (0) | 2024.11.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