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윤선영 글, 홍자성 원문)-심심수양

아무도 없는 어두운 곳에서조차 죄를 짓지 말아야 한다

혜월(慧月) 2025. 2. 8. 10:38

 

*아무도 없는 곳에서조차 죄를 짓지 말아야 한다*

 

간이 병들면 눈이 잘 보이지 않게 되고, 신장이 병들면 귀가 잘 들리지

않게 된다. 병은 사람이 보지 못하는 곳에서 시작되지만 사람이 모두

볼 수 있는 곳에 발병한다. 그러므로 군자가 환히 밝은 곳에서 죄가 없

고자 한다면 우선 아무도 없는 어두운 곳에서조차 죄를 짓지 말지어다.

 

전편 제48장

肝受病,則目不能視, 腎受病, 則耳能聽. 病受於人所不見, 必發於人所共見.

간수병, 즉목불능시, 신수병, 즉이능청.병수어인소불견, 필발어인소공현.

 

故君子欲無得罪於昭昭, 先無得罪於冥冥.

고군자욕무득죄어소소, 선무득죄어명명.

 

 

  오래전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늦은 새벽 한가한 도로를 몰래 지켜보다 

정지선을 잘 지키고 신호를 준수하는 차를 골라 냉장고를 선물로 주는 코너

가 크게 유행하기도 했습니다. 대부분의 차가 신호를 무시하고 그냥 지나가

는 등 교통 법규를 잘 지키는 차를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나를 지켜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고, 옆 차가 정지선을 잘 준수

하면 나도 당연히 따라서 잘 지키게 됩니다. 하지만 도로에 아무도 지나가는

사람이 없을뿐더러 다른 차들은 전부다 신호를 무시하고 지나가면 정차하고

있는 내가 오히려 바보같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아무도 없이 혼자 있을 때 더더욱 그 행동을 조심해야 합니다.

이때에는 부도덕적인 행위에 대한 유혹이 훨씬 더 크게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혼자 있을 때에도 주관을 뚜렷이 세우고 몸가짐을 바르게 한다면 다른 사람

과 있을 때는 말하지 않아도 이미 도덕적인 인품이 드러나고 있을 것입니다.

  유교의 주요 경전 가운데 하나인 중용(中庸)에서도 '군자필신기독(君子必愼其

獨)이라고 하여 군자는 혼자 있을 때에도 그 몸가짐을 삼가야 함을 여러 차례 

강조했습니다. 본문의 구절과 일맥상통하는 구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채근담 ( 홍자성 원문 윤선영 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