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없는 곳에서조차 죄를 짓지 말아야 한다*
간이 병들면 눈이 잘 보이지 않게 되고, 신장이 병들면 귀가 잘 들리지
않게 된다. 병은 사람이 보지 못하는 곳에서 시작되지만 사람이 모두
볼 수 있는 곳에 발병한다. 그러므로 군자가 환히 밝은 곳에서 죄가 없
고자 한다면 우선 아무도 없는 어두운 곳에서조차 죄를 짓지 말지어다.
전편 제48장
肝受病,則目不能視, 腎受病, 則耳能聽. 病受於人所不見, 必發於人所共見.
간수병, 즉목불능시, 신수병, 즉이능청.병수어인소불견, 필발어인소공현.
故君子欲無得罪於昭昭, 先無得罪於冥冥.
고군자욕무득죄어소소, 선무득죄어명명.
오래전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늦은 새벽 한가한 도로를 몰래 지켜보다
정지선을 잘 지키고 신호를 준수하는 차를 골라 냉장고를 선물로 주는 코너
가 크게 유행하기도 했습니다. 대부분의 차가 신호를 무시하고 그냥 지나가
는 등 교통 법규를 잘 지키는 차를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나를 지켜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고, 옆 차가 정지선을 잘 준수
하면 나도 당연히 따라서 잘 지키게 됩니다. 하지만 도로에 아무도 지나가는
사람이 없을뿐더러 다른 차들은 전부다 신호를 무시하고 지나가면 정차하고
있는 내가 오히려 바보같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아무도 없이 혼자 있을 때 더더욱 그 행동을 조심해야 합니다.
이때에는 부도덕적인 행위에 대한 유혹이 훨씬 더 크게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혼자 있을 때에도 주관을 뚜렷이 세우고 몸가짐을 바르게 한다면 다른 사람
과 있을 때는 말하지 않아도 이미 도덕적인 인품이 드러나고 있을 것입니다.
유교의 주요 경전 가운데 하나인 중용(中庸)에서도 '군자필신기독(君子必愼其
獨)이라고 하여 군자는 혼자 있을 때에도 그 몸가짐을 삼가야 함을 여러 차례
강조했습니다. 본문의 구절과 일맥상통하는 구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채근담 ( 홍자성 원문 윤선영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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