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화한 기운을 원만하게 다스리는 것이 몸을 보전하는 좋은 방법이다*
절개와 의리를 드러내는 사람은 반드시 이것 때문에 비방을 받게 되
며, 도덕과 학식을 내세우는 사람은 항시 이로 인해 원망을 사게 된다
그러므로 군자는 나쁜 일을 가까이하지 않으며 훌륭한 명예 또한 세
우지 않아야 한다. 다만 온화한 기운을 원만하게 다스리는 것이 자신
의 몸을 보전하는 좋은 방법이다.
전편 176
標節義者,必以節義受謗. 榜道學者, 常因道學招尤.
표절의자, 필이절의수방. 방도학자, 상인도학초우.
故君子不近惡事, 亦不立善名. 只渾然和氣, 纔是居身之珍.
고군자불근악사, 역불립선명. 지혼연화기, 재시거신지진.
누구나 하나쯤은 자신이 남들보다 내세울 장점이 있습니다. 말주변이 좋은 사람
도 있고, 학식이 뛰어난 사람도 있으며, 미모가 훌륭한 사람도 있지요. 손재주가
좋거나 운동 신경이 발달한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자신의 재능을 어필하
거나 그것을 내세워 업으로 삼기도 합니다.
하지만 너무 자신의 재주를 믿고 그것을 자신의 무기로 자주 활용하다 보면 이
것이 도리어 남의 훼방을 불러올 수 있습니다. 뛰어난 언변으로 대중의 마음을 사
로잡은 방송인이 한 번의 말실수로 물의를 일으키거나, 대단한 학식이 있는 줄 알
았던 학자가 논문의 대부분을 표절했음이 드러나 학계에서 퇴출당하는 사건 등은
우리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벌어지는 일이죠.
그러므로 자신의 재능과 학식은 최대한 감추어 다른 사람의 시기를 불러일으키
지 않아야 함을 채근담의 여러 구절에서 강조하고 있습니다. 장점을 자주 어필하
려다 보면 과해지게 되고, 그렇게 되면 그 안에서 꼭 실수가 나오게 됩니다. 전공
분야에서 실수가 있게 되면 다른 분야보다 자신의 인생에 훨씬 더 큰 치명타를 입
히게 됩니다.
다른 사람의 인정을 받고 싶어 자신의 무기를 여러 번 휘두르다가는 그 날카로운
끝이 결국 자신을 향하게 됨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채근담 - 홍자성 원문 윤선영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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