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윤선영 글, 홍자성 원문)-심심수양

각자의 위치에 걸맞는 품행과 태도가 있다

혜월(慧月) 2025. 7. 2. 08:00

 

*각자의 위치에 걸맞는 품행과 택도가 있다*

 

선비가 관직에 있을 때에는 편지 한 장을 쓰더라도 절도가 있어야 하니,

다른 사람들이 보기 어렵게 하여 요행의 단서를 막아야 한다.   은퇴 후

시골에 있을 때는 너무 고상한 자세로 모나게 굴어서는 안 되니 사람들

이 쉽게 찾아와 옛정을 돈독히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전편 211장

士大夫居官, 不可竿牘無節. 要使人難見, 以杜倖端.

사대부거관    불가간독무절   요사인난견    이두행단.

 

居鄕, 不可崖岸太高. 要使人易見, 以敦舊好.

거향  불가애안태고    요사인역견    이돈구호.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있습니다. 자신이 윗사람으로 있을 때와

아랫사람으로 있을 때 태도를 달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두고 낮은

지위에 있을 때에는 윗사람한테 아첨하고, 높은 지위로 올라가서는 아랫사

람에게 갑질을 하라는 의미로 보아서는 곤란합니다. 각자의 위치에 걸맞은

품행과 태도가 있음을 의미한 것이죠.

 

     공자가 마을에 있을 때에는 마치 말을 잘하지 못하는 사람처럼

     하였다. 그러나 조정에서 하대부와 말할 때에는 위엄 있고 강직

     하게 하였으며, 상대부와 말할 때에는 할 말은 하되 은은하게 말

     하였다.

 

 위는 공자가 자신의 상황이나 지위에 따라 태도를 달리하였음을 보여주고

있는 일화입니다. 그가 마을에서 거처하고 있을 때에는 함부로 말을 꺼내지

않고 조용하여 마치 말을 잘 못하는 사람처럼 보였다고 합니다. 마을 사람에

게는 자신의 학식이나 지위를 전혀 드러내지 않고 오히려 모자라 보이기까

지 한 것이죠.

   그런데 조정에 나아가서 국정을 논의할 때는 태도를 완전히 바꾸었습니다.

자신보다 지위가 낮은 관리와 이야기할 때는 위엄있게 하여 신뢰감을 주었

고, 높은 직위의 관리에게 자신의 의견을 말할 때는 은은히 하여 할 말을 하

면서도 상급자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았던 것입니다. 사회생활을 하며 살아

가는 사람들에게 참으로 본보기가 되는 좋은 자세라 할 수 있겠습니다.

 

                                 채근담 ( 홍자성 원문 윤선영 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