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윤선영 글, 홍자성 원문)-심심수양

뜻은 담박함으로써 밝아지고 절개는 부귀를 좇을수록 잃게 된다

혜월(慧月) 2024. 7. 17. 10:38

 

심신 수양편

 

*****

뜻은 담박함으로써 밝아지고

절개는 부귀를 좇을수록 잃게 된다.

 

 

명아주를 씹고 비름나물로 배를 채우는 사람은

대부분 얼음과 옥처럼 맑고 깨끗하다.

예복을 입고 좋은 음식을 먹는 사람은

노비처럼 굽실거리며 비굴한 표정도 마다하지 않는다.

뜻은 담박함으로써 맑아지고,

절개란 부귀를 좇을수록 잃게 되나니.

 

**전집 11장**

藜口현腸者(여구현장자),

多氷淸玉潔(다빙청옥결).

袞衣玉食者(곤의옥식자),

甘婢膝奴顔((감비슬노안).

蓋志以澹泊明(개지이담박명),

而節從肥甘喪也(이절종비감상야)

.

 

사람은 가진 것이 많아질수록 기쁨과 두려움이 함께 늘어갑니다.

지금 내가 남보다 더 누릴 수 있는 모든 것들에 대한

감사함 마음과 동시에

이것들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는

막연한 조바심이 마음 한편에 

늘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기득권 사람들은 이미 가진 권력을 절대로 놓치 않으려 합니다.

회사에서 말단 사원인 사람과 임원의 자리에

올라간 사람은 

당사의 노사문제를 바라보는 견해가 다르곤 합니다.

무주택자로 전세를 살던 사람이 집을 사게 되면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그간의 생각 또한 자연스럽게 변하게 되기도 하죠.

 

본래 잃을 게 있는 사람은 자신의 지조보다는

당장 눈앞의 이익에 따라 움직이게 됩니다.

자신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서는 

비굴한 태도와 표정을 짓는 것쯤은 아무런 일도 아닙니다.

부끄러움은 잠시이지만 이로 인해 주어진

돈과 권력은 오래 간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자신의 지조를 버려가면서 좇은 부귀는

결코 오래 가지 않습니다. 

탐욕스러운 사람이라는 오명만을 남긴 채

자신의 후대까지도 부끄럽게 만드는 일일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