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윤선영 글, 홍자성 원문)-심심수양

탐하지 않는 것을 보배로 여겨야 한다

혜월(慧月) 2024. 8. 31. 10:37

 

*탐하지 않는 것을 보배로 여겨야 한다*

 

사람은 한 번이라도 사사로움을 탐하는 마음이 생기면 곧 강직함이

없어져 유약해지고, 지혜가 막혀 혼미해지며, 은혜가 변해 잔혹해지고,

깨끗함이 물들어 더러워지니, 일평생 닦아온 인품이 무너져버리는

것이다. 그러므로 옛사람 자한(子罕)은 탐하지 않는 것을 보배로 

여겼으니 이는 한 시대를 뛰어넘은 것이다.

 

전편 78장

人只一念貪私,便銷剛爲柔,塞智爲昏, 變恩爲慘,染潔爲汚 壞了一生人品.

故古人以不貪爲寶, 所以度越一世.

 

인지일념탐사, 변소강위유,색지위혼, 변은위참, 염결위보,괴료일생인품.

고고인이불탐위보,소이도월세.

 

 

춘추 시대 송(宋)나라에 사성자한(司城子罕)이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사성은 관직이름이고, 자한이 그의 이름인데요. 어느날 어떤 사람이

자한에게 옥을 바쳤으나, 자한은 받지 않았습니다. 옥을 바친 자는

"이 옥을 장인에게 보여주니 그가 대단한 보물이라고 하기에 감히 

바친 것입니다."라고 하였습니다.

 

그러자 자한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탐하지 않는 마음을 보배로

여기고, 그대는 옥을 보배라 여기는구려. 만일 이 옥을 나에게 준다면

어느 쪽이던 보배를 모두 잃게 되는 것이니, 차라리 당신에게라도

보배가 있는 것이 낫지 않겠소."

 

이 이야기는 춘추좌전(春秋左傳) 양공(襄公) 15년조에 기록되어 있는

고사로, 위 구절에서 말하는 옛사람인 자한의 일화입니다. 자한이 

자신에게 옥을 바치러 온 자를 돌려보내며 서로 보배로 여기는 것이

다름을 일깨워준 이 고사를 통해 우리는 자한의 지혜로움에 감탄을

머금게 됩니다.

 

탐하지 않은 마음을 옥보다도 더 귀하게 여기면서도 옥을 보배로 여긴

상대방의 마음까지도 존중해주는 자한의 태도는 한 시대를 뛰어넘은

훌륭한 생각이라 할 수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