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성전 352

불교 성전 - 309

불교 성전 제5편 조사 어록 제4장 참선에 대한 경책 파도가 곧 물이로다 삼월 초엿새 좌선 중에 바로 자를 들고 있는데, 어떤 수좌가 선실에 들어와 향을 사르다가 향합을 건드려 소리가 났다. 이 소리를 듣고 [왁!}하고 외마디 소리를 치니, 드디어 자기 면목을 깨달아 마침내 조주를 깨뜨렸던 것이다. 그때 게송을 지었다. 어느덧 갈 길 다하였네 밟아 뒤집으니 파도가 곧 물이로다 천하를 뛰어넘는 늙은 조주여 그대 면목 다만 이것뿐인가. 그해 가을 임안(臨安)에서 설암(雪巖) 퇴경(退耕) 석범(石帆) 허주(虛舟) 등 여러 장로를 뵈었다. 허주장로가 완산장로께 가 뵙기를 권하시어 완산장로를 찾아 뵈었다. 그때 장로가 묻기를 [광명이 고요히 비춰 온 법계에 두루했네, 라고 한 게송은 어찌 장졸 수재(張拙 秀才)가..

불교 성전 2022.03.07

불교 성전 - 308

불교 성전 제5편 조사 어록 제4장 참선에 대한 경책 물에 비친 달처럼 팔월에 강릉으로 가서 삭발하고 일년 동안 있다가 행각(行脚)에 나섰다. 도중에 밥을 짓다가 생각하기를, 공부는 모름지기 단숨에 해 마칠 것이지 끊이락 이르락 해서는 안되겠다 하고, 황용(黃龍)에 이르러 당(堂)으로 돌아갔다. 첫번째 수마가 닥쳐왔을 때는 자리에 앉은 채 정신을 바짝 차려 힘 안 들이고 물리쳤고, 다음에도 역시 그와 같이 하여 물리쳤다. 세번째 수마가 심하게 닥쳐왔을 때는 자리에서 내려와 불전(佛前)에 예배하여 쫓아버리고 다시 자리로 돌아와 앉았다. 이미 방법을 얻었으므로 그때 그때 방편을 써서 수마를 물리치며 정진했다. 처음에는 목침을 베고 잠깐 잤고 뒤에는 팔을 베었고 나중에는 아주 눕지를 않았다. 이렇게 이삼 일이..

불교 성전 2022.03.06

불교 성전 - 307

불교 성전 제5편 조사 어록 제4장 참선에 대한 경책 화두로 병을 물리치다 내 나이 스물에 이 일 있음을 알고 서른 둘에 이르도록 열 일여덟 분의 *장로(長老)를 찾아가 법문을 듣고 정진했으나 도무지 확실한 뜻을 알지 못했었다. 후에 완산(晥山)장로를 뵈오니 "무(無)"자를 참구하라 하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스물 네 시간 동안 생생한 정신으로 정진하되, 고양이가 쥐를 잡을 때와 같이 하고 닭이 알을 안듯이 하여 끊임이 없이 하라. 투철히 깨치지 못했으면 쥐가 나무궤를 쏠 듯이 결코 화두를 바꾸지 말고 꾸준히 정진하라. 이와 같이 하면 반드시 밝혀 낼 시절이 있을 것이다." 그로부터 밤낮을 가리지 않고 부지런히 참구하였더니 십팔 일이 지나서 한번은 차를 마시다가 문득 부처님이 꽃을 들어 보이심에 카샤파..

불교 성전 2022.03.05

불교 성전 - 306

불교 성전 제5편 조사 어록 제4장 참선에 대한 경책 깨치기를 기다리면 깨치지 못한다 참선하는 데 깨치기를 기다려서는 안 된다. 어떤 사람이 집에 간다면서 도중에 앉아, 가지는 않고 집에 닿기만을 기다린다면 그는 끝내 나그네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다. 집을 향해 가야 집에 이를 것이다. 이와 같이 마음으로 깨닫기만을 기다린다면 깨치지 못할 것이다. 오로지 화두를 잡아 힘쓸 뿐 깨치기를 기다려서는 안 된다. 정진에 진취가 없다고 걱정할 것은 없다. 진취가 없거든 더욱 힘쓰는 이것이 공부다. 향상(向上)이 없다고 해서 머뭇거린다면 비록 백겁 천생을 기다린다 할지라도 누가 어떻게 해 줄 것인가. 의정이 일거든 놓지 않는 것이 향상이다. 두 글자를 이마에 붙인 듯 생각하고 마치 범에게 쫓기듯이 쉬지 말고 정진하..

불교 성전 2022.03.04

불교 성전 - 305

불교 성전 제5편 조사 어록 제4장 참선에 대한 경책 간절한 마음으로 정진하라 참선하는 데에 가장 요긴한 것은 간절한 마음이니 간절해야만 힘이 된다. 간절하지 않으면 게으른 생각이 나고 게으른 생각이 나면 방종 방일하여 그르치게 된다. 만약 간절하게 마음을 쓰면 방일이나 게으름이 아예 생길 수 없다. 간절한 이 한 생각만 잊지 않으면 조사의 경지에 이르지 못할까 근심하거나 생사를 깨뜨리지 못할까 걱정할 것 없다. 이 간절한 생각은 당장에 선악의 허물을 뛰어넘는다. 화두가 간절하면 망상도 졸음도 없다.

불교 성전 2022.03.03

불교 성전 - 304

불교 성전 제5편 조사 어록 제4장 참선에 대한 경책 문자나 말에 팔리지 말라 참선할 때 조사의 공안을 생각으로 헤아려 짐작해서는 안 된다. 설사 해석하여 하나하나 알았다 하더라도 본분(本分)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것이다. 조사의 말 한 마디 글 한 귀절은 마치 큰 불무더기와 같아, 가까이 갈 수도 만질 수도 없는 것인데 어찌 그 가운데 앉고 누울 수 있으랴. 더욱 그 가운데 주저앉아 크고 작은 것을 따지고 좋고 나쁜 것을 가린다면 목숨을 잃지 않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참선하는 사람은 문자를 찾거나 신기한 말에 팔리지 말아야 한다. 이런 것들은 이익이 없을 뿐만 아니라 공부에 장애가 되고 망상이 된다. 생각의 길이 끊어진 곳을 얻으려 하면서 말꼬리나 더듬는다면 아무것도 될 것이 없다. 공부할 때 공안(..

불교 성전 2022.03.02

불교 성전 - 303

불교 성전 제5편 조사 어록 제4장 참선에 대한 경책 고양이 쥐잡듯이 참선할 때는 죽기를 두려워 말고 살기도 바라지 말라. 살기만 하고 죽지 못할까 걱정해야 한다. 진실로 *의정(疑情)과 더불어 한곳에 매여 있기만 하면 거친 환경은 쫓지 않아도 저절로 물러갈 것이요, 망녕된 마음은 맑히기를 힘쓰지 않아도 스스로 맑아질 것이다. 육근(六根)의 문턱이 자연히 텅 비고 넓어져 손만 들면 곧 잡히고 부르면 즉시 대답하는데 어찌 살지 못할 것을 걱정할 것인가. 화두를 들 때는 반드시 화두가 뚜렷하고 분명해야 한다. 마치 고양이가 쥐를 잡을 때와 같이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귀신굴에 주저앉아 혼혼 침침(昏昏 沈沈) 하여 일생을 허송하게 될 것이니 무슨 이익이 있겠는가. 고양이가 쥐를 잡을 때는 두 눈을 부릅뜨고..

불교 성전 2022.03.01

불교 성전 - 302

불교 성전 제5편 조사 어록 제4장 참선에 대한 경책 조용한 환경에 탐착하지 말라 참선하는 데는 무엇보다 고요한 환경에 탐착하지 말아야 한다. 고요한 환경에 빠지게 되면 사람이 생기가 없고 고요한 데 주저앉아 깨치지 못하게 된다. 대개 사람들은 시끄러운 환경은 싫어하고 고요한 환경을 좋아한다. 수행하는 사람이 항상 시끄럽고 번거로운 곳에서 지내다가 한번 고요한 환경을 만나면 마치 꿀이나 엿을 먹는 것과 같이 탐착하게 되니 이것이 오래 가면 스스로 곤하고 졸음에 취해 잠자기만 좋아하니 어찌 깨치기를 바라랴. 공부하는 사람은 머리를 들어도 하늘을 보지 못하고 머리를 숙여도 땅을 보지 못하며, 산을 보아도 산이 아니요 물을 보아도 물이 아니다. 가도 가는 줄 모르고 앉아도 않은 줄 모르며, 천 사람 만 사람 ..

불교 성전 2022.02.28

불교 성전 - 301

불교 성전 제5편 조사 어록 제4장 참선에 대한 경책 보고 듣는 놈은 어디에 있는가 어떤 사람은 입만 열면 나는 선객(禪客)이라고 한다. 그러다가 "어떤 것이 선인가?" 하고 물으면 어름어름 하다가 마침내 입을 다물고 마니, 이 어찌 딱한 일이 아니며 굴욕이 아니랴. 버젓하게 불조(佛祖)의 밥을 얻어 먹고 본분사(本分事)를 까맣게 알지 못하면서 다투어 말귀나 세속 지식을 가지고 이러쿵저러쿵 떠들며 부끄러운 줄을 모른다. 또 어떤 자는 부모에게서 낳기 전 본래면목은 찾으려 하지 않고, 두툼한 방석 위에 앉아 부질없이 품팔이 *방아나 찧으면서 복이 되기를 바라며 업장을 참회한다 하니, 도하고는 참으로 *십만 팔천리이다. 어떤 사람은 마음을 한곳으로 굳히고 생각을 거두어 사물을 보고 공(空)으로 돌리며 생각이..

불교 성전 2022.02.27

불교 성전 - 300

불교 성전 제5편 조사 어록 제4장 참서에 대한 경책 장서방이 마시고 이서방이 취하는 도리 삼년 오년을 정진해도 힘을 못 얻으면 참구해 오던 화두를 내버리는 일이 있는데, 이것은 길을 가다가 중도에서 그만두는 것과 같다. 이제까지 쌓은 허다한 공부가 참으로 아깝다. 뜻이 있는 자면 산수(山水)좋고 조용한 승당(僧堂)에서맹세코 삼 년만 문을 나서지 말아 보라. 반드시 열릴 날이 있을 것이다. 어떤 사람은 공부하다가 마음이 좀 맑아져 약간의 경계가 나타나면 문득 게송(偈頌)을 읊으며 스스로 큰일을 다 마친 사람이라 자처하고 혓바닥이나 즐겨 놀리다가 일생을 그르치고 만다. 세 치 혓바닥의 기운이 다하면 장차 무엇으로써 감당할 것인가. 생사를 벗어 나려면 반드시 참다와야 하고 깨침 또한 실다와야 한다. 화두가 ..

불교 성전 2022.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