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일 붓다와 마음공부-(이동연 지음) 365

4월 27일

4월 27일 *가까울수록 항상심으로 대하라* 我生已安 不慍於怨 (아생이안 불온어원) 내 이미 평안을 얻었으니 원망해도 성나지 않는다. 좋았던 사람이 싫어질 때 평소보다 훨씬 많은 부정적인 이야기를 하게 된다. 만나면 밝은 이야기만 꺼내던 사람이 짜증내는 말만 한다면 멀어졌다는 증거이다. 수행의경지는 바로 이런 사사로운 감정을 넘어서야 도달한다. 좋고 싫은 것을 따져 덕담과 악담을 꺼내지 말고, 똑같은 항상심(항恒常心)으로 대한다. 가장 가까운 가족들부터 먼저 이런 항상심을 적용해보자. 가족이야말로 합리적으로 접근하기 어려워 감정이 우선하는 관계로 가장 많은 상처를 주고 받는다. 나와 타인의 모습을 찬찬히 관찰하면 서로 나쁜 과보(果報)에 빠지지 않는다. 그 후 그가 화를 내어도 내 마음속에서 그 화를 없..

4월 26일

4월 26일 *열심히 일하고 나누는 삶을 살 때 삶이 빛난다* 晝耕夜禪 (주경야선) 낮에는 밭을 갈고 밤에 수행한다. "법(法)답게 재물을 얻어라. 떳떳한 장사를 하라. 그 재물로 부모를 섬겨라. 이처럼 열심히 산 사람이 적어도 저절로 빛이 난다." 가장 오래된 경전 중의 하나인 의 글이다. 본디 불교는 무소유를 지향한다. 무소유의 정신과 삶을 찬탄하는 것이지 무능과 나태를 권하는 게 아니다. 자기 일에 충실하고 정당한 보수를 받으며 절약해 저축하여 부모를 봉양하고 가족을 돌보아야 한다. 붓다는 게으름을 '얼룩'이라 했다. "대개 게으름은 얼룩이니 제자가 게으르면 의식주를 공급하지 못하고, 출가자가 게으르면 윤회에서 벗어나지 못하느니라. 모든 일은 부지런해야 일어나는 것이니 의식이 풍족하고 사업이 넓어지..

4월 25일

4월 25일 *넘침보다 절제가 삶을 풍요롭게 한다* 淸淨無爲 以樂爲食 (청정무위 이락위식) 깨끗한 삶에 즐거움을 음식 삼는다. 먹는 즐거움이 크다. 먹지 않고 살 수는 없다. 너무 먹거나 불필요한 음식을 먹어 병들고 죽어가기도 한다. 제대로 먹는 것이야말로 우리 삶의 근본 문제 중 하나이다. 잘못 먹어 죽어 가는데 진리나 지혜가 무슨 소용인가. 다 건강할 때 필요한 이야기이다. 붓다는 아라한(阿羅漢:깨우친 성자)들을 모아놓고 먹는 문제에 대해 경계했다. "음식 공양할 때 좋고 나쁨을 가리지 말고 마치 약을 머듯 하라. 주리고 목마름을 채우고 건강을 유지하는데 알맞게 먹으라. 마치 꿀벌이 꽃에 앉아 필요한 꽃가루만 취하고 향기나 빛깔은 그대로 놓아두듯." 수행자들에게 편식과 식탐을 버리고 주림을 달리기에 ..

4월 24일

4월 24일 *솔선수범의 미덕* 捨家而解 意猶復染 (사가이해 의유부염) 속세를 떠나도 게으르면 물드느니라. "나에게도 바늘을 다오." 붓다가 사촌동생 아니룻다에게 한 말이다. 아니룻다는 출가한 일곱 왕자 중 한 명으로, 그는 왕자 시절에 원래 멋쟁이였고 놀기를 좋아했다. 하지만 출가한 후에는 겨우 옷 한 벌로 지내다 붓다의 법회에 참석한 후 해진 옷을 꿰매려고 바늘귀에 실을 꿰려 했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이 모습을 본 붓다가 "내가 기워주마. 바늘을 다오." 라며 아니룻다에게 다가갔다. 늙은 붓다가 한 벌밖에 없는 아니룻다의 해진 옷을 꿰매주었다는 소식을 들은 아난다가 하루는 여러 수도승과 함께 아니룻다의 옷을 만들어주고 있었다. 이를 우연히 본 붓다가 아난다를 꾸짖었다. "왜 나에게는 알리지 않았느냐?..

4월 23일

4월 23일 *네 가지 인간관계의 유형* 賢夫染人 如近香熏 (현부염인 여근향훈) 어진 사람이 끼치는 영향은 좋은 향기와 같다. 아난다가 세존에게 아뢰었다. "세존이여, 깊이 살펴보니 착한 벗이 수행의 절반이라 여겨집니다. 어떻습니까?" "아난다야, 그리 말해서는 안 된다. 착한 벗과 함께 있다는 것이 수행하는 길의 전부이니라." 수행은 우정의 길이며 좋은 이웃의 길이다. 사장과 직원, 부모와 자식, 스승과 제자, 부부, 연인 등의 기반은 주종관계가 아니다. 서로의 존엄성을 긍정하는 착한 벗의 관계이다. 이 관계망 위에 사회적, 제도적, 법적 관계가 형성되어야 한다. 붓다는 인간관계에 '꽃, 저울, 산, 땅' 과 같은 네 가지 관계가 있다고 했다. 활짝 아름답게 필 때 모리에 꽂았다가 시들면 버리는 관계가..

4월 22일

4월 22일 *이익 앞에서 좋은 벗이 가려진다* 以飯食衆 不得正意 (이반식중 부득정의) 자기 이익만 탐하는 친구와 바른 뜻을 정할 수 없다. 옛말에 "춥고 배고플 때 도를 찾고 의리를 찾다가 등 따뜻하고 배부르니 욕심 부린다" 는 말이 있다. 좋은 친구인지 나쁜 친구인지는 형편이 엇비슷할 때는 잘 드러나지 않는다. 서로 격차가 벌어졌을 때 둘 사이가 평소대로 유지되는지를 보면 알 수 있다. 또한 콩 한조각이라도 이익이 생겨 나눠야 될 때도 드러난다. "이익 앞에서 함께하는 사람이 착한 벗이니 함께 수행자의 길을 걷고 있음을 잊지 않느니라." 붓다의 이 말은 공동의 이익을 놓고 좋은 벗이라면 사사로움을 개입시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악우(惡友)는 거짓과 공포로 상대에게 적게 주고, 자신은 부당하게..

4월 21일

4월 21일 *착한 벗과 악한 벗의 세 가지 기준* 或從惱意 不得定意 (혹동뇌의 부득정의) 항시 혼란하게 하는 친구와 바른 뜻을 정할 수 없다. 이사를 갈 때도 이웃집을 보는 거필택린(居必擇隣)하고. 친구를 사귈 때도 믿을 수 있고 마음을 나눌 수 있는 붕신색기(朋信色氣)를 찾는다. 공자는 이로운 벗과 해로운 벗을 나누는 기준을 세 가지 제시했다. 이로운 벗은 '절제할 줄 아는 사람', '정직한 사람' , '듣고 본 것이 많은 사람'이고, 악한 벗은 '말재주만 그럴듯한 거짓된 사람', '서로 마주 대할 때만 좋은 척하는 사람', '교만하여 잔치를 좋아하는 사람' 이다. 이런 사람을 가까이해서 실속은 없이 뜬구름 잡는 사람들이 참으로 많다. 좋은 벗의 공통점은 '진실성'이고 악한 벗의 공통점은 '위선'이다..

4월 20일

4월 20일 *착한 벗과 악한 벗* 如樂之人 不得定意 (여락지인 부득정의) 자기 좋은 대로만 하는 친구와 바른 뜻을 정할 수 없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어떤 사람들과 자주 만나느냐에 따라 삶의 방향이 달라진다. 중국 남북조 시대의 정승 송계아(宋季雅)도 퇴직 후에 살집을 고를 때 이웃집이 누군가를 제일 중요한 기준으로 삼았다. 그래서 백만금이면 살 집을 천백만금을 주고 샀다. 그 집의 이웃인 덕망 높은 여승진(呂僧珍)이 까닭을 묻자, "백만금은 집값이고 천만금은 당신과 이웃이 되는 값입니다." 라고 답했다. 이웃을 잘 두기 위해 집값의 열배도 아깝지 않다는 것이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 평생을 같이 산 사람의 진면목도 모르는 경우가 있다. 선한 벗과 악한 벗을 분간할 혜안(..

4월 19일

4월 19일 *뜻을 같이 할 수 없는 사람들* 一施如信 不得定意 (일시여신 부득정의) 자기 고집만 따르는 친구와 바른 뜻을 정할 수 없다. 아주 먼 옛날, 원숭이 왕 두 마리가 각기 500마리씩 거느리고 있었다. 가시나라(迦尸國) 왕의 아들이 이 원숭이 무리 1,000마리를 포위하고 사로잡고자 했다. 이때 착한 원숭이 왕이 악한 원숭이 왕에게 제안했다. "지금 이 강을 건너면 우리 모두 살아날 수 있다." 악한 왕은 착한 왕이 먼저 제안을 하자 자존심이 상해 오히려 머뭇거렸다. "뭐 그리 서두르셔? 좀더 지켜봅시다." 이에 착한 왕은 즉시 무리를 향해 소리쳤다. "저기 비다라 나뭇가지가 매우 길구나. 저 긴 가지를 잡고 모두 강을 건너라." 그렇게 하여 착한 원숭이 왕의 무리 500마리는 강을 건너고 악..

4월 18일

4월 18일 목동과 붓다 3 *집착을 버리니 비가 와도 상관없다* 無所愛喜 何憂何畏 (무소애희 하우하외) 집착하는 대상이 없으니 무엇을 근심하고 두려워하랴.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지며 폭우가 쏟아져 골짜기와 언덕에 물이 넘쳤다. 소치는 다니야가 말했다. "위대한 성인이시여. 모든 것을 보는 이시여. 아내와 함께 당신께 귀의합니다. 저희도 생사의 윤회가 없는 피안에 이르도록 정진하겠습니다." 이때 악마 파피만(波旬)이 나타났다. "자녀가 있는 자는 자녀로 기뻐하고, 소를 가진 자는 소로 인해 기뻐한다. 집착이 없는 자에게는 기쁨도 없다." 부처가 말했다. "자녀가 있는 자는 자녀의 일로 근심하고, 소가 있는 자는 소로 근심한다. 사람들이 집착하는 일로 근심한다. 집착이 없는 사람은 근심도 없다." 복 짓기에..